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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집

시인일기09-11 최용우............... 조회 수 2941 추천 수 0 2011.11.14 08: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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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762】통곡의 집

 

허균의 조카 허친이 집을 짓고서 통곡헌(慟哭軒)이라는 이름의 편액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크게 비웃으며 세상에 즐길 일이 얼마나 많거늘 하필이면 곡(哭)이란 이름을 붙이냐 미친 녀석, 별 놈 다 보겠네. 울다 울다 울음에 체해서 죽어버려라." 이렇게 빈정대고 코웃음 쳤습니다.
제가 살 집의 추녀에 걸 편액이면 희희락락헌(嬉嬉樂樂軒)까지는 안 가도, 최소한 희락헌(喜樂軒)아니면 희소헌(喜笑軒)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구태여 '울음 집' 이라니!
"저는 이 시대가 즐기는 것들은 오히려 등지고
 저는 이 세상이 좋아하는 것들은 오히려 거부합니다. 
 저는 이 시대가 환락을 즐기므로 저는 비애를 좋아하렵니다.
 저는 이 세상이 우쭐대고 기분내는 것을 좋아하므로 저는 울적한 마음으로 지내렵니다.
 저는 이 세상이 좋아하는 부귀와 영화를 더러운 똥처럼 대하렵니다."
말하자면 시대의 비천함과 세태의 천박함을 보면서 통곡한다는 저항의 마음을 편액에 담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통곡헌(慟哭軒)이 필요한 시대는 지금 아닙니까? ⓒ최용우 2011.11.11


댓글 '1'

머슴

2011.11.16 12:25:18

저를 비롯한 교회에 필요한 통곡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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