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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와 도둑>은 최용우 개인 책방의 이름입니다. 이곳은 최용우가 읽은 책의 기록을 남기는 공간입니다. 최용우 책방 구경하기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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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한 콩에서는 새싹이 트지 않는다. 조리는 파괴하는 것이요, 재로 만드는 것이다. 죽은 음식, 화장(화장)한 음식이 되는 것이다.
반면 생과일과 생야채는 햇빛으로 익힌 살아있는음식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조직으로 구성된 산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음식물 속의 살아있는 조직과 인체의 조직 세포가 서로 애너지를 교환하면, 건강을 주는 힘이 생긴다." -49페이지
이 책은 참 웃기는 요리책이다.
요리책 하면 알록달록 화려하고 보기에도 군침이 넘어가는 사진이 가득해야 할터인데, 이 책에는 그 흔한 요리사진 한장 없다. 정확하게 계량된 재료로 만드는 요리법도 없고 소개된 요리들도 그 소개가 열줄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내가 본 요리책 중 가장 훌륭한 요리책이다. 남자가 요리책을 몇권이나 보았겠는가만, 신혼초에 맛난것 먹고 싶어서 아내에게 요리책을 사다 안긴 적은 있다. - 스스로 독서광이라고 자처했던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수백권의 책에서 발췌한 재미있는 토막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군침나는 요리책이었던지...
이책을 말그대로 밥상에 관한-소박한 먹거리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인데, 가능한 화식을 멀리하고 생식을 가까이 하며 90-100세까지 산 그들 부부의 밥상에 올린 요리법이 여러 인용구(정말 그가 학구적이라는 것을 또 확인한 계기)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책 종이 또한 참으로 소박한 재생지를 사용하고 있어 일관된 느낌을 준다.
나는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한 90살 정도만?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게 있었으면 하는 소망은 있다. 그런 내게 이 책은 내몸을 소중히 여기라 가르치며 그간 먹은 음식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마누라가 보아야 하는데...
대체적으로 우리집 식탁은 자연스럽게(산골짜기에 살기 때문에)자연식에 가깝지만, 그래도 아직은 인공적으로 조리된 음식을 많이 먹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발견 하였다. 가능하면 책에 나오는 대로,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음식을 먹는 시간보다 초과하지 않는 소박한 밥상>을 대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 봄에 서울에서 청년 자매님들 몇이 놀러왔다.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는데 즉석에서 생식을 해보기로 하고, 마당에 나가 민들레 연한 잎을 따 깨끗히 씻어 치커리와 함께 밥상에 올렸다. 완전 풀밭인 식탁이 뭐가 좋은지 연신 깔깔대며 식사를 하는데, 드디어 치커리 밑에 숨겨둔 민들레를 한 자매가 쌈으로 먹었다.
"우악! 요건 와이리 쓰노?"
나는 그 그거..'민들레 잎사귀' 라고 차마 말은 못하고, 밥만 입으로 꾸역꾸역 퍼 넣었다. *
뱀꼬리 - 자신의 식탁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으신 분들은 반드시 사서 보기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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