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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주님을 닮도록
나의 하나님,
주님을 가난 속에서 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원하여 부를 누릴 수 있는지요!
주님이라고, 사랑하는 분이라고 부르면서
그분보다 자신을 더 크게 생각하고,
모든 점에서, 특히 겸손에 있어서 주님을 닮으려는 마음이 없다면,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나의 하나님,
그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저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 뭔가 빠져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사랑하시는 주님을 닮고 모방하려는 열망,
특별히 그분이 당하셨던 모든 아픔과 환난과 짐을 나눠지려는 열망,
그 간절한 열망이 없는 사랑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주님은 가난하고 헐벗은 채 무거운 노동의 짐 아래에서 비참하게 살고 계신데
나는 부자가 되어 많은 재물로 안락한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오 하나님,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렇게는 살 수 없습니다.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마찬가지로 신랑은 가난한데, 자원하여 가난해지고 온전해졌는데
그 신부가 부하게 살 수 있나요?
테레사는 아빌라 수도원에서 봉사에 대한 급료를 받으라는 압력에 지쳐,
그 돈을 거의 받을 뻔했지요.
그 때 테레사는 기도실로 돌아와 주님의 십자가를 보고는
그 아래 주저앉아 십자가에 벌거벗은 채 달려 계신 주님께 빌었습니다.
급료를 절대로 받지 않고 주님처럼 가난하게 살 수 있는 은총을 달라고!
오 하나님,
저는 지금 누구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도 주님의 종들이요 제 형제들입니다.
저는 그들을 사랑하고 잘해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따름입니다.
다만, 제 자신을 두고 생각할 때 주님을 닮으려는 열정이 따르지 않고
십자가를 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랑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샤를 드 푸코 (Charles de Foucauld) 1858~1916, 프랑스의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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