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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북산편지621] 예수의 사순절 동행 몇 사람

北山편지채희동 최완택............... 조회 수 2800 추천 수 0 2007.07.28 18:34:39
.........
출처 :  
육필로 쓰는 최완택목사의 민들레교회 이야기
2007.3. 25 제 621호 중에서

사랑하는 민들레 형재•자매 여러분
시방 우리는 ‘봄의 한가운데’ 인 춘분(春分)절기를 살고 있습니다.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지요?
춘분 절기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음으로 모든 절기의 분기점이 됩니다. 춘분을 분기점으로 우리는 밝음으로 나아가고 위(上)로 오르게 됩니다.
춘분과 함께 올해 사순절 순례길도 막바지로 가게 됩니다. 일주일 지나면 성 주간(4월 2-7일)에 들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예수의 좋은 동행(同行)으로 길을 잘 가고 있습니까?
오늘은 예수의 첫 번째 사순절 길에 좋은 동행이 되었던 몇 사람을 새롭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예수의 사순절 일행이 길을 가다가 어떤 마을에 들렀는데 마르타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셔 들였습니다. 마르타는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는데, 동생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하고 말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누가복음 10장)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사순절이 분명히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생각하는 계절이라면 예수를 바로 바라보면서 예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가장 좋은 때는 언제입니까? 내가 만난 사람이 나를 바로 보고 내 말을 잘 들어줄 때일 것입니다.
사순절 길의 예수에게 있어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보다 마리아가 더없이 좋은 까닭은 그녀가 예수를 바로 보고 대접하는 것보다, 천만금을 주는 것보다 더 큰 대접은 나를 바로 알아주고, 나를 인정해주는 일 아니겠습니까?
왜 예수만을 바로 보면서 그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까?
불가(佛家)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예수가 먼저 우리를 관세음(觀世音) 하시기 때문입니다. 소리의 마지막 사람인 세례자 요한이 예수를 바로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아라,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요한복음 1장 30절)
관세음(觀世音)! 참 좋은 말입니다.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다 보신다는 말입니다. 좋은 소리, 궂은 소리, 즐거운 소리, 괴로운 소리, 억울한 소리 등등 다 보시고 구원의 손길을 펴신다는 것입니다.
‘본다’는 한자 관(觀)은 올빼미의 형상을 그린 글자라고 하는 바, 올빼미는 눈으로는 잘 보지 못하고 소리를 듣고 보는 새이니 관(觀)한다 함은 마음•정신으로 보는 것, 눈을 감거나 뜨거나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역 64괘중에서도 관괘(觀卦)는 “땅위에 바람이 스치는 형상”을 뜻하고 있으니, 바람(風)- 그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되 온 천지에 가득함을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리하여 후천의 도가 완전히 펼쳐지는 괘를 관괘(觀卦)라고 한답니다.
일찍이 예수께서 성령으로 난 사람을 바람으로 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바람-성령으로 난 주님 예수가 오늘 우리 집에 오셔서 나를 보신다(觀)! 나 어찌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그 소리를 보지 않고 견딜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마리아의 처신(處身)이요 존심(存心)인 것입니다.
이것을 보신 사순절 길의 주님께서 매우 기뻐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예수의 사순절 일행이 예수살렘으로 가는 길목인 풍요한 도시 예리고에서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은 ‘앞 못보는 거지’ 바르티매오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돈 많은 세관장’ 자캐오이빈다. 예수는 사회적 신분이나 형편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을 따로 만나 외로운 여행길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그들은 이내 예수의 사순절 동행이 되었습니다.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는 ‘앞 못보는 거지’입니다. ‘앞 못보는 거지’라!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비참한 인생 가운데 가장 비참한 인생의 표본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느날 예리고 길가에서 구걸하고 있는데 왁자지껄한 큰 군중의 소리가 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예수 일행이 지나 가신다고 하자, 이내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배풀어주십시오!”하고 소릴 질러댑니다. 사람들이 질색해서 그를 꾸짖으며 떠들지 말라고 일렀으나 막무가내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마침내 예수께서 그 소리를 들으시고 그를 부르십니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어떤 고대 수리아 역에는 “선생님, 내가 당신을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되어 있답니다. 나는 이 표현이 참 좋습니다. 아아, 주님을 잘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 눈을 떠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누가 18장 42절)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마가 10장 52절)
눈을 뜬 바르티매오는 집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하며 예수를 따랐습니다.”(누가 18장 43절, 마가 10장 52절)
다른 때는 고침을 받은 사람들을 사정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번에는 예수님도 말씀이 없으십니다. 이리하여 눈뜬 바르티매오는 예수의 사순절 동행이 되어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해골산까지 갔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는데,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섰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리워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 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 갔습니다.
이미 잘 아는 이야기니까 중동무이하고,
‘돈 많은 젊많은 세관장 나리가 백주 대낮에 군중들 앞에서 철없는 아이들처럼 가로수 위로 올라가 버렸으니... 그 순간 체면, 권위, 명예, 재산 모든 것 일순에 놓아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요. 어른을 벗어버리고 어린이로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백주대낮에 가로수 위에 오르는 것은 아이들이나 하는 일입니다.
자캐오는 예수를 가지 집으로 모시고 가서 흥분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내가 보니 예수께서도 좀 흥분하여.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누가 19장 1-10절)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예수를 바로 보고 그 말씀을 잘 들어준 마리아, 예리고의 ‘눈뜬 거지’ 바르티매오, 예수를 만나 모든 것 다 놓아버린 부자거지 자캐오, 그리고 매우 값진 향유가 든 옥합을 예수의 머리에 부은 베다니아의 이름 모를 여인(마가 14장 3-9절),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간 키레네 사람 시몬,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 가운데 홀로 예수를 인정한 강도(누가 23장 39-43절).
이 다섯 사람이 첫 번째 예수의 사순절 길의 동행입니다. 이들은 예수와 함께 사순절 순례자의 본(本)이 되었습니다. 그대는 이 다섯 사람의 본(本) 가운데 어느 누구를 본뜨겠습니까? (北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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