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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북산편지631] 이슬로 내리시는 하느님?

北山편지채희동 최완택............... 조회 수 2591 추천 수 0 2007.10.09 23:26:01
.........
출처 :  
육필로 쓰는 최완택목사의 민들레교회 이야기  2007.9.9 제 631호

이슬로 내리시는 하느님?

8월이라 중추되니 / 백로(白露)・추분(秋分)절기로다. / 북두성 자루 돌아 / 서천을 가라기니, / 신선한 조석 기운 / 추의(秋意)가 완연하다. / 귀뚜라미 맑은 소리 / 벽간(壁間)에 성실(成實)하고 / 만물을 재촉하니...(‘농가월령가’에서)

저기 / 어둠이 흐니끼네 / 나뭇잎에 / 풀잎에 / 저 혼자 외로워 / 밤을 지새며 / 눈물 떨구네
한밤 내 / 그리움 돌돌 말아 / 영롱한 보석 / 그 속에서 / 반짝 / 눈웃음치며 / 아침이 걸어나오네 (최종진, 이슬)

내가 이스라엘 위에 이슬처럼 내리면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버드나무처럼 뿌리를 뻗으리라.(구약 호세아 14장 6절)

사랑하는 민들레 자매・형제 여러분,
민들레 교회이야기를 한번 쉬었더니, 절기가 어느새 땅에서 찬바람이 난다는 처서를 지나 하느님이 ‘흰 이슬’로 내리시는 백로(白露)절기에 들었습니다.

절기가 백로(白露)에 들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옛 사람들이 이 계절의 이슬(露)에 구태여 ‘흰(白)’을 붙인 것은 참으로 의미 깊다고 하겠습니다. 백(白)이라는 글자가 의미하는 바는 ‘희다’는 뜻과 함께 ‘깨끗하다’, ‘무구(無垢)하다’ - 잡물이 섞이지 않고 순수하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이슬’이라는 것을 이치로 설명한다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기온이 내려가거나 찬 물체에 부딪힐 때 엉겨서 생기는 물방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백곡을 성실(成實)하는’ 백로, 절기에 내리는 이슬은 그냥 이슬이 아니라 ‘흰 이슬(白露)’, 곧 무구(無垢)한 이슬, 하느님이 이슬이 되어 이 땅에 은총으로 내리시는 것입니다. (* 여기까지는 지난 십수년 동안 끊임없이 여러분에게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런데...)

물이 수증기 되어 하늘에 오른다 / 축복이다
공해에 썩은 물도 머리풀고 오른다 / 은총이다
페놀도 버리고, 지독한 / 인간의 탐욕도 / 버리고 / 맑은 물방울 되어 올라간다 / 올라가서 잠시 구름으로 머물다가 / 생명의 어머니 / 빗방울로 내려오신다.
놀라운 은총이다 / 환장할 축복이다. (이현주, 수증기)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수증기가 높이 오르면 나중에 비가 되어 내리고, 백로 절기에 지표면 가까이에 있다가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흰 이슬’되어 내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방 도회지에는 때가 백로 절기이지만 이슬이 내리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렇습니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하도 메말라 대기 가운데 수증가가 남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도회지에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열기와 냉・난방기의 열기가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를 다 말려버리기 때문에 때가 백로가 되어도 이슬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형제・자매여, 이 기막힌 이치를 아십니까?

구약 성서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의 배은망덕(背恩忘德)과 하느님의 한없는 어리석은 사랑”을 호세아서 처럼 극명하게 펴현한 예언서도 달리 없을 것입니다.
못된 짓을 하다가 쓰러졌어도 하느님 아버지께 돌아가기만 하면 병든 몸과 마음을 고쳐주고, 사랑해 주겠다는 복음이 바로 호세아서의 메시지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 비록 못된 짓은 하였지만,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호세아서 14장 2절). 이 한마디로 빌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어야 합니다. 울어야 눈물이 나오고, 눈물이 나와야 비로소 눈물을 흘리는 그 인간의 대기 가운데 수증기가 생기고, 수증기가 있어야 때 되어 하느님이 이슬로 내리시는 것입니다.
아아, “비록 주님을 배신하고병들었으나 돌아와 빌기만 하면 내가 이슬처럼 내리겠다”는 주님의 말씀을 이제야 진심으로 깨닫습니다!
회개의 눈물을 진심으로 흘릴 때 이 논물이 수증기가 되어 나를 감싸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이슬이 되어 내리십시다!
아아, 하느님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우리 위에 이슬처럼 내리고 싶어 하십니다. 그러나 수증기가 없으면 이슬로 내리실 수 없습니다. 제 아무리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시라고 할지라도 수증기 없이는 이슬을 내리실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하느님 스스로 정하신 창조질서입니다.

야훼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때였다. 땅에는 아직 아무 나무도 없었고, 풀도 돋아나지 않았다. 야훼 하느님께서 아직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땅을 갈 사람도 아직 없었던 것이다.
마침 땅에서 물이 솟아 온 땅을 적시자 야훼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창세기 2장 5-7절)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하느님 우리 아버지게서는 시방 백로 절기에 우리 위에 이슬의 은총으로 내리고 싶어 하십니다. 그런데 전지전능하신 하느님도 수증기가 없으면, 이슬을 내리실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 스스로 창조질서를 그렇게 설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자신은 영원토록 변치 않는 존재여서 당신 스스로 창조질서를 변개하실 수 없습니다.
결국 하느님이 이슬을 만드실 수 있는 수증기는 인간인 우리의 몫입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하느님 우리 아버지의 뜻대로 살지 못한 죄와 허물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눈물을 흘립시다. 이 눈물이 수증기가 되어 나를 감싸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이슬이 되어 내리게 합시다.
또한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온 게으름과 죄를 회개하며 눈물을 흘립시다. 이 눈물이 이슬의 은총으로 내리시게 합시다.
시방 나의 40년 지기 김아무개 목사가 외국여행길에 원인 모르게 의식을 잃고 비행기로 실려와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나는 사무치게 외로웠던 그 친구가 간절히 나를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은 체 외면하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만시지탄(晩時之歎)을 절감하면서도 자꾸자꾸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 눈물이 수증기로 되어 올라 어서 속히 이슬의 은총으로 내리시기를 간절히 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자기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여름 햇볕으로 너무 메말라버린 자기 자신을, 공해로 인해 병들고 거칠어진 가지 자신을, 이기적인 욕심과 자만심으로 황폐해진 자기자신을 뉘우치고 심히 눈물을 흘리면서 그 눈물 수증기 되어 마침내 이슬의 은총을 받기를 축원합니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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