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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362-12.27】 나무토막
발산리 어느 혼자 사는 할머니 집 담벼락에 누군가 나무를 잘라서 쌓아 놓았다. 아마도 동네 사람들이거나 친척이거나 누군가 할머니의 겨울 땔감을 준비해 놓은 듯하다.
아니면 뒷산으로 지나가는 ktx 터널공사를 하며 베어낸 나무를 할머니가 손수 주워 와서 쌓아놓은 것일 수도 있겠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니 ‘오동나무’이다. 오동나무는 쉽게 불이 붙는 좋은 땔감이다.
할머니 집은 아직도 아궁이에 불을 때서 난방을 한다. 가끔 산책을 하면서 그 집 앞을 지나가는데 아궁이에서 나무 때는 매캐한 향기가 난다. 할머니 집 담벼락 아래는 계절마다 꽃이 핀다. 그래서 몇 번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들여다 본 적이 있다.
할머니와 눈이 마주쳐 인사를 나눈 적도 있다. 가진 모든 것을 자식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빈 우렁 껍데기 같으신 분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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