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한 대접씩 쏟아지던 코피가 어느 순간에 멈추었습니다. 코를 거즈로 틀어막고 마스크로 가리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달려갈 때는 정말로 이러다가 내 몸에서 피가 다 쏟아져 바람 빠진 풍선처럼 홀 쪼옥----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달 전에 부비동 안에 타르처럼 뭔가 고여있는 것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날짜를 잡았는데, 보름만에 오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니 꽉 차 있던 분비물들이 다 없어지고 콧구멍 속이 커다란 동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때 맞춰 약을 잘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해서 살을 뺐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며 중보 기도를 해 주시고 물질로 도와 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입니다.
어느 날 어떻게 아셨는지 시골에 계신 어머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너 코꾸멍이 매키 부러따면서야. 병원 가지 말고 기도해가꼬 뽕 뚜러불어라." 아이고 누구 명령이라고 제가 거역하겠소! 어무이 말씀대로 기도해가꼬 정말로 뿡 뚫어 부렀습니다.
코피가 나면서 아마도 몸 안에 더러운 피가 다 나가버렸는지 몸이 거뜬합니다. 가끔 두통이 있었는데 그것도 없어져 버렸고, 밤에 잠을 자면서 제 코에서 탱크 굴러가는 소리가 났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경운기 소리 정도로 줄어든 것 같습니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2008.4.1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