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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51】마음에 안 들어도 허허허
<들꽃편지> 발송작업을 하고 있는데 좋은이가 거들겠다고 나섭니다.
“그래, 도와 줘”
편지봉투를 풀로 붙이겠다고 합니다.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제 딴에는 열심히 작업을 합니다. 풀칠을 하고 꼬옥 누르고 잠시 있으면 붙는데 그게 잘 안 되는지 스카치테이프로 붙이면 안되냐고 묻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다른 작업을 하면서 곁눈질로 보니 영 제 마음에 안 듭니다. 풀로 붙여야 하는데 스카치테이프로 붙이는 것도 그렇고 좀 반듯하게 붙이면 좋으련만 덕지덕지... 그래도 아무 말도 안 하고 바라봐 줍니다.
어른인 나의 기준으로 보아서는 맘에 안 들지만, 좋은이로서는 저게 최선일 수 있기 때문에 타박 안하고 그 자체를 인정해 줍니다.
덕분에 작업이 훨씬 빨리 끝났습니다.
이번 호 <들꽃편지>중에 좋은이의 손으로 스카치테이프가 붙여진 편지를 받으신 분들은 ‘뭐 이리 성의가 없나?’ 하지 마시고 좋은이의 수준에서는 그게 최선을 다한 것이기 때문에 너그럽게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2006.12.2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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