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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설_"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
최광열 목사(하늘교회)
신학교에 막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신학 사이에 유명한 신학논쟁이 있었다. 1977년 <월간 목회> 7월호에 감리교신학대학 변선환 교수의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다음 달 8월호에는 총회신학대학의 박아론 교수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글을 썼다. 두 신학자는 연이어 글을 쓰면서 신학논쟁은 가열되었고, <월간 목회> 외에도 보수신학을 대변하는 ‘신학지남’과 자유주의 신학을 소개하는 ‘기독교사상’이 이 주제를 다루며 논쟁에 불을 붙였다. 대표되는 필진으로 김희보, 신성종, 김명혁, 서남동, 장일조, 문희석 등이 기억난다. 신학 초년생 시절에 만난 이 논쟁은 신학교 커리큘럼에서 들을 수 없던 아주 좋은 공부의 기회였다. 물론 막 20대에 들어선 내가 변선환 교수의 신학을 수용하기에는 벅찼고 자유주의 신학 논리를 이해하기에는 신학의 토양이 얕았다. 변선환이 인용한 ...한스 큉의 ‘협소한 구속사’나 ‘배타적인 계시신학’이라는 표현이 불편하였고, ‘종교다원주의’니 ‘진리의 보편성’이니 ‘대화’니 하는 말들이 어색하였다. 나는 박아론 교수의 논리를 열렬히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그 무렵 읽었던 책들 가운데에 김성환 목사의 《평신도를 위한 칼빈주의 해설》이 생각난다. 고베 중앙신학교 출신이신 강응무 목사님이 나의 신학교 입학 선물로 당신의 책장에서 빼주신 빛바랜 책이었지만 나는 그 책을 읽으며 칼빈주의 길에 들어선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그때 마침 박형룡 박사의 교의학 전집이 출판되었다. 한국기독교교육연구원에서 《박형룡박사저작전집》이 세 번에 걸쳐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나는 이 책을 신포동 ‘복음서관’ 임 장로님으로부터 나올 때마다 외상으로 구입하여 열심히 읽었다. 가난한 신학생으로서는 매우 큰 지출이었지만 역사적 개혁주의의 전통을 배우는 대가치고는 감내할만 한 무게였다.
43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구원의 유일성을 믿으며 그 논리를 지지하고 옹호한다. 하지만 이 주장을 주야장천 하여오며 편 가르기의 도구로 삼는 교회에 대하여서는 그 순수성을 의심한다. 초월에 기대어 그 나라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타자를 위한 교회’에도 이르지 못하는 권력화된 종교집단이 불편하다. 나는 이런 교회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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