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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그러나 연결
(고린도전서 15:50-58)
1. 단절...
이 땅을 살아가는 육신은
죽음으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의 살과 피는
하나님 나라를 유산으로 받지 못한다.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살과 피는 하나님 나라를 유산으로 받을 수 없고, 썩을 것은 썩지 않을 것을 유산으로 받지 못합니다. (고전15:50)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살과 피 즉 육체는
'썩을 것'이기에 '썩지 않을 것'을
결코 유산으로 받지 못한다.
살과 피를 가지고 하는 가장 어리석은 일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사는 것,
노후를 위해 과도하게 준비하는 것,
많은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려 하는 것 등이다.
그런 것들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살과 피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 땅의 삶이
썩어질 것임을 무시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과
지금의 육체는 썩어 없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참된 신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2. 연결
그러나 단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는 면도 있다.
썩을 몸이 썩지 않을 것을 입어야 하고, 죽을 몸이 죽지 않을 것을 입어야 합니다. (고전15:53)
썩을 몸이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지만,
썩을 몸이 근거가 되어 썩지 않을 것을 입는다.
그래서 썩을 몸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삶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썩지 않을 몸, 죽지 않는 몸은
썩고 죽는 이 몸으로 입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삶을 결정하는 것은
썩을 지금의 몸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지금의 몸으로 비루하고 비겁하게 살아간다면,
썩지 않을 것을 입을 때
비루하고 비겁한 삶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것이요,
지금의 육체로 믿음의 삶을 신실하게 살아간다면
죽지 않을 것을 입을 때
신실한 삶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썩을 몸과 썩지 않을 것,
죽을 몸과 죽지 않을 것,
지금의 삶과 영원한 하나님 나라는
이렇게 단절되어 있지만 연결되어 있다.
3.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썩을 살과 피, 죽을 이 몸을 가지고
이 땅을 살아갈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든지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십시오. 주님을 위해서 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고전15:58)
1) 흔들리지 않아야
신자의 육체는 두 가지 소욕을 가지고 있다.
성령과 육체의 소욕이다.
신자의 육체는 늘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바울은 흔들리지 말라고 한다.
다른 모든 것에는 흔들려도
한 가지에는 흔들리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것에서는 흔들린다 해도
주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있어서는
결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2) 주의 일이란?
주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는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주의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큰 오해들이 많은 것 같다.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주일 뿐 아니라 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주중의 다른 날까지
교회의 모든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는 것,
목사의 말에 절대 순종하는 것,
삶이 어려워질 만큼 많은 헌금을 하는 것 등이
주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일까?
그건 참으로 큰 착각이다.
그런 것들은 주의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주의 일은 그런 행동들이 아니다.
그런 행동들을 하든 하지 않든
마음의 동기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주님의 일'이란 무엇일까?
예수께서 '주님의 일'이 무엇인지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하시매 (요5:17)
하나님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이 있는데,
그 일을 예수께서도 하셨다.
놀랍게도 이 말씀은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신 일에 대해
유대인들이 박해할 때 하셨다.
하나님의 일을 하셨는데
그게 유대교의 안식일 법을 어긴 것이다.
유대교적인 관점으로 볼 때
결코 하나님의 일 일 수 없는 일이
예수께서 하신 하나님의 일이었다.
그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람의 회복'이다.
다른 모든 것에는 흔들려도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할 주님의 일은
'사람의 회복' 즉
'나와 다른 사람의 회복'이다.
나와 다른 사람의 회복을 위해
교회 일에 열심을 내고,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회복을 위해
봉사하고 무리해서 헌금한다면
그건 주의 일이 맞겠다.
그러나 단순히 목사의 말에 순종하느라,
사람들로부터 신앙 좋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
또는 무언가 불안함을 잊기 위해서
교회 봉사든 헌금이든 열심히 한다면
그건 결코 주의 일이 될 수 없다.
주의 일, 결코 헛되지 않을 주의 일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회복이다.
4. 나는?
주님을 위해 열심을 내어서
목이 쉬도록 기도해서
매일 쇳소리같은 쉰 목소리를 내는데,
대화에서 '우리 담임 목사님'을 빼면
말이 성립이 되지 않는 사람을 제법 많이 보았다.
놀랍게도 그 사람은 전도사였고
나중에 목사가 되었다.
담임 목사의 말이 신앙의 전부인 그 사람이
목사로서 어떻게 교인들을 가르칠 지가
너무 뻔하게 보여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가 신자의 내면과 신앙의 회복에
전혀 관심이 없고,
심지어 자신의 내면에서 무슨 욕망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교회 부흥 하나에만 목숨을 건다면
그게 무슨 목사이겠는가?
주의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실 관심도 없는 그런 목사에게서
신앙을 교육받고 배우는 신자가 있는 현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은 이 현실에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쓰리다.
목사님들 모임에서 내 소개를 할 때
'나는 교회를 부흥시키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라고 말한 적이 몇번 있었다.
목사님들이 나를 좋지 않게 보았었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목사님들이 오해하실만 하지만
나는 사실 '교회'라는 조직을 잘 모른다.
부목사를 해본 적이 없고,
교회를 부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아무에게서도 배운 적이 없다.
그리고 교회라는 조직에 대해서 관심도 별로 없다.
나는 나의 신앙에 관심이 있고,
나는 성도들의 신앙에 관심이 있다.
내가 바르게 예수를 믿고
성도들도 바르게 예수 믿는 것에만
모든 관심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말씀의빛교회가 더 커지고
교인 숫자가 늘어나고
그래서 유명한 교회가 되는 것 등에는
관심이 전혀 생기지 읺는다.
그런 건 너무 재미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자체가
'주님의 일'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주님이 교회를 크게 세우라고
나를 부르신 것 같지 않고,
주님이 교인 숫자를 늘리려고
나에게 목사 되라고 하신 것 같지도 않다.
주님은 우선 내가 예수 잘 믿으라고,
나의 내면이 회복되어 가라고
나를 신앙인으로 부르셨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자신의 회복을 위해 힘쓰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의 회복을 위해서도 열심을 내라고
나를 목사로 부르셨다고 믿는다.
나는 '무슨 무슨 교회'라는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회복'을 위해 부름을 받았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소위 '교회의 부흥'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쩌면 '무슨무슨 교회'라는 교회에도 관심이 별로 없다.
말씀의빛교회라는 교회가 필요한 이유는
나와 성도들의 회복을 위해서다.
교회가 사람을 위해,
사람의 회복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말씀에 삶을 걸자고 외치고
말씀에 삶을 걸도록 훈련하고
말씀의 사람을 세우는 것에 있어서
말씀의빛교회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을 내는 것은,
말씀만이 신자의 내면과 삶을 회복시킴을
내가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씀만이 신자들의 내면과 삶을
온전히 회복시킬 것을 믿기 때문이다.
목사인 내가 아니라 말씀이,
'무슨무슨 교회'라고 하는 교회 조직이 아니라 말씀만이
사람을 회복시킴을 믿기 때문에
오직 말씀 하나에 삶을 거는 사람들을
세워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그걸 위해 말씀의빛교회가 필요하기에
말씀의빛교회는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걸 위해 내가 목사될 필요가 있었기에
지금 나는 목사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썩을 육체, 죽을 살과 피를 가지고
이 귀중한 주의 일을 할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하고 기쁘고 영광스럽다.
윤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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