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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706번째 쪽지!
□고독과 침묵
고독(孤獨)에 대한 글을 썼더니 어떤 분이 매우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분은 고독을 ‘고립’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고립은 ‘내면의 공허이며 세상을 향한 자아의 단절’이지만 고독은 ‘내면의 충만이며 전신과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고립에서 불러내어 고독으로 인도 하십니다.
고독으로 가는 길은 침묵입니다. 침묵 없이는 고독도 없습니다. 그러나 입으로 말만 안 한다고 해서 그것을 침묵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침묵이 깊어지면 귀가 살아나면서 잘 듣게 됩니다.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도 민감해지고, 타인의 소리에도 예민해집니다. 나 자신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을 ‘내적침묵’이라 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침묵하는 것을 ‘외적침묵’이라고 합니다.
절집에 가면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에는 묵언(?言)이라는 표시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묵언은 ‘내적 침묵’으로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하얀 종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까만 먹물이 있습니다. 뭐라도 막 쓰거나 그리고 싶죠? 이게 평상시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까만 종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까만 먹물이 있습니다. 까만 종이 위에 까만 먹물로 그림을 그리든 글씨를 쓰든 그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것을 묵언이라고 합니다. 그런 마음 상태를 만드는 것을 ‘내적침묵’이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서 잠시도 가만히 안 있습니다. SNS를 통해 하루 종일 무엇을 하며 사는지 중계방송을 합니다. 그건 ‘내 삶이 지금 몹시 공허합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외적침묵’이란 나도 할 말이 많지만 꾹 참고 외로운 사람들(?)의 글에 위로의 답글을 달아주는 것입니다.^^ ⓒ최용우
♥2020.7.21.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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