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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어디로 갈까?
--전00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교인들을 보면서
영국에 유학 갔다 온 어느 신학생이 영국 교회에 가서 놀란 것이 두 가지 있었다고 한다. 교회 안에 교인이 거의 없는 것에 놀라고, 이어서 단에 올라온 목사가 교인들에게 “이렇게 좋은 날씨에 야외에 가서 주일을 지킬 일이지 어찌 교회에 와 계시냐?”하는 말에 놀랐다고 한다.
한국에 가서 목사님들을 만나면 그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유럽은 타락을 하여 기독교가 거의 소멸될 지경에 있다. 미국도 그 뒤를 따른다. 이제 기독교를 살리도록 하느님이 택하신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이 기독교 종주국이 되어, 한국에서도 선교를 열심히 할 뿐 아니라 여러 나라로 선교사를 많이 보내 기독교를 살려야 한다.”하는 식의 발언이다.
유럽이 정말로 타락을 하여 기독교가 몰락에 가까운 처지가 되었는가? 많은 신학자들이나 문명비평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옛 패러다임에 입각한 재래식 기독교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설득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옛날 식 기독교라는 옷이 이제 정신적으로 몸집이 커진 유럽인들에게는 이제 맞지 않는 옷이 되었다는 것이다. 영어로 해서 유럽인들은 재래식 기독교 옷을 입기에 outgrow했다는 뜻이다. 종교적으로 한국보다 퇴행적인 타락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가는 선진적인 태도 때문에 거의 미신에 가까운 기독교 교리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실질적으로 “신 없는 사회”가 된 북 유럽 국가들을 보면 이런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나라들은 범죄율에 있어서는 물론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들이라 할 수 있다.(최근 코로나19 방역의 경우를 제외하고.) 반대로 기독교가 판을 치는 한국 사회를 봐도 위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사회에 공헌을 해야 하거늘 상당수의 기독교도들은 한국 사회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는가? 사랑을 표방하는 교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사망’을 가져다주는 웃지 못 할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유네스코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고 건국대학 총장을 거쳐 캐나다 칼톤 대학에서 종교학 교수로 은퇴한 후 한신대학 총장으로 봉직하셨던 정대위 박사님은, 그 전 1959년 예일대학 종교학과에서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와 “선교역사에서 기적”이라 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는데, 그 이유를 비교종교학적으로 고찰하고 분석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이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자주 하신 말씀이 있다. 한국에 기독교의 본질을 망각한 기형적 기독교가 급성장하는 것은 세계인들에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그 분의 말씀이 오늘 한국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여기 캐나다 국영방송 CBC에서도 한국의 방역벽이 보수적 기독교에 의해 허물어졌다고 방송하는 걸 들었다.
오늘 우리가 목격하는 일부 한국 기독교인들의 광신적 행동은 표층적인 한국 기독교가 이제 종말을 고할 때가 되었음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보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에 관한 한 유럽을 비웃을 것이 아니라 유럽을 본받아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역사의 흐름이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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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 논문은 오강남의 편집으로 뉴욕주립대학 출판부를 통해 David Chung, <Syncretism: The Religious Context of Christian Beginnings in Korea>라는 제목으로 2001년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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