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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십자가
우리 민족은 문화민족이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우리가 문화민족인가? 한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민족 중에 말이 없는 민족은 없다. 그러나 글이 없는 민족은 많이 있어 남의 글을 빌려 쓰고 있다. 말은 3천~8천여개가 있으되 글은 80여 개 밖에 없다. 글이 없으면 결코 문화민족이라 할 수 없다. 글이 없으면 지식의 축적이 되지 않아 높은 문화가 형성될 수 없다, 내 글이 없으면 미묘한 감정전달, 문학적 감성이 형성될 수 없다.
단재 신채호는 1135년의 묘청의 난을 ‘조선역사상 1천 년래 제1대사건’이라고 극찬하였지만 나는 ‘조선 반만년 역사의 제1대사건’으로 1443년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들고 싶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시고 1446년 반포하심으로 우리민족은 문화민족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말은 있었으되 글이 없어서 한문을 빌려 썼다. 그런데 우리말이 중국어와 달라 한문으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었다.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되었으되 안타깝게도 한글은 별로 사용되지 못하였다. 한글의 사용에 반대가 극심하였으니 뿌리 깊은 사대사상이 그 원인이다. 당시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의 반대 요지 6가지 중 두 가지만 살펴보면,
“첫째, 대대로 중국의 문물을 본받고 섬기며 사는 처지에 한자와는 이질적인 소리 글자를 만드는 것은 중국에 대해서 부끄러운 일이다. 둘째, 한자와 다른 글자를 가진 몽고, 서하, 여진, 일본, 서번(티베트) 등은 하나 같이 오랑캐들뿐이니,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것은 스스로 오랑캐가 되는 일이다.”고 했다.
그때 그 당시에는 어쨌든지 오늘날 우리의 입장에서보면 그 이유라는 것이 참으로 황당하다. 최만리의 이러한 생각이 당시의 지식인들에게는 보편적인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 선교사가 들어오기도 전인 1880년에 성경이 한글로 번역되었다. 1,5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에 불경이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는데, 2,000년 한국유교의 역사에도 유교경전이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는데 기독교는 이 땅에 선교사가 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한글성경을 출판하였다. 이로써 기독교는 한글을 살려냈고 한글은 복음을 모두에게 전파해 주었다. 기독교는 한글을 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그 한글로 우리민족에게 전혀 새로운 큰 사상인 기독교를 담아냈다. 한글을 살려내고 그 안에 큰 사상을 담아냈으니 우리 민족의 정신을 살려냄이요 우리 민족을 문화민족이 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 반만년 역사의 제2대 사건’으로 주저하지 않고 기독교의 전래와 한글성서의 편찬을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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