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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와 사명
누가복음 9:18~27
하나님의 은총과 평강이 생각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우리 가운데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은 누가복음 9:18~27입니다. 예수께서 열두 제자 앞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시는 장면입니다.
예수께서 그리스도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언제부터 인식하셨는지 하는 문제는 신학의 난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수는 처음부터 구주로서 자신이 누구신지 알고 있었다고도 하고, 12살 예루살렘 방문부터라고도 하고,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을 때 확신하였다고도 합니다. 그 시점을 한정하는 것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오늘 본문은 예수께서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인지하고 자신의 구속 주로서의 사명을 인식하셨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기도하던 중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앞 절에서 헤롯에게 들린 소문 그대로 제자들은 ‘세례 요한, 엘리야, 옛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대답합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관점을 묻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체적 믿음과 삶을 생각합니다. 남의 관점이 아니라 자기 관점이 중요하고, 남의 생각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소중합니다. 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의 신학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질문과 연구와 깊은 묵상을 통하여 자기 신학을 갖는 것이 의미있는 일입니다. 객체화된 종의 삶이 아닌 주인으로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를 “하나님의 그리스도십니다”고 고백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마태복음(마 16:13~28)에는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께서는 매우 경계하시며 자신이 걸을 고난의 길을 언급하십니다.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는 이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제자들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어서 예수께서는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시며 고난의 제자도를 말씀하십니다.
삶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를 알고 사는 사람과 모른 채 사는 인생의 무게는 결코 같지않습니다. 분명한 자기 인식에 터하여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는 마침내 인류 구속의 대업을 이루셨습니다. 시인 양광모 님의 <멈추지 마라>를 소개합니다.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올라간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하나님, 저희에게 심어주신 그리스도인의 분명한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묵묵히 이 길을 끝까지 걷는 담력을 주십시오.
찬송 : 341 십자가를 내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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