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기독교는 우리종교다. 그런데 아직 유치하다.
한국에 개신교가 들어 온지 136년, 기독교는 분명 외래종교다. 그러면 우리 고유의 종교, 고유의 사상이란 무엇일까? 유교일까? 불교일까? 유교, 불교는 기독교보다 훨씬 먼저 들어온 종교일 뿐 우리고유의 사상이라 할 수는 없다. 무속이라면 인류의 보편적인 종교심성이니 우리만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 고유의 사상이라면 고운 최치원이 “玄妙之道(현묘지도)”가 있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무엇이 아닌 너무 멀어서 가물가물하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도라는 것이니 “玄妙之道”라는 말 자체가 막연한 말이다.
우리 고유의 사상은 없다. 우리만 없는 것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고유의 사상이란 없다. 있었다면 그것은 문화가 아니고 문화의 씨앗일 것이다. 문화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된다. 현대문명은 말할 것도 없고 고대문명도 마찬가지이다. 교류 없이 형성되어 그 고유의 문화를 고집하는 문화가 어디 있는가? 그런 문화는 다 사라졌다.
유교는 중국 동북방의 은나라 문명과 서남방의 주나라 문명의 만남으로 형성되었다. 유대교는 고대 이집트와 바벨론, 페르시아의 종교와 사상, 신화의 영향을 듬뿍 받아 형성되었다. 기독교는 유대교의 바탕에서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미트라교의 종교성과 그리스 로마의 철학과 신화속에서 형성되었다.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유대교에 바탕한 종교이다. 우리나라의 동학은 스스로가 유, 불, 선 3교를 종합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는 더 이상 서양의 종교, 외래종교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한국 종교가 된 기독교는 종교의 영역을 넘어 한국의 근·현대사의 모든 분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반면 어느 새로운 사상이 꽃을 피우려면 대략 300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아직 그 반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유치하다. 무지한 문자주의, 배타적인 근본주의, 천박한 자본주의 가치관이 판치고 있다. 오늘날 코로나 19 창궐에 기독교가 주범처럼 비난에 비난을 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덩치는 커다란데 성숙하지 못하기에 사회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문제만 일으킨다. 마치 사춘기 청소년같다.
혹자는 이렇다가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설 자리를 잃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30년, 50년, 100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성숙해진 한국기독교가 될 것이다. 지금은 미성숙한 사춘기 청소년나이 이기에 미운짓도 많이 한다.
김홍한 목사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