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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눈이 사뿐히 내리는 이유
‘눈이 사뿐사뿐 오네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사뿐사뿐 걸어오네.’
늦깎이로 한글을 배운 전남 곡성의 김점순 할머니의 시 ‘눈’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연필을 잡아보신다는 할머니. 마을에 생긴 야학에 갔다가 아버지한테 몽둥이로 맞았다는 할머니. 글을 배우면 시집가서 편지 나부랭이나 할까 봐 부모가 말려 학교 문턱도 못 가봤다는 할머니.
이분들의 소원은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보는 것이었습니다. 또 자식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숨 한번 크게 못 쉬며 살아온 이분들은, 내리는 눈도 시부모님이 어려워서 사뿐이 내려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로서는 가늠할 수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묵묵히 인내하며 삶의 자리를 지켜온 어른들의 오래 참음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한재욱 목사(강남비전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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