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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사람들이 그럴듯한 말에 허술하게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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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당시 로마에 사는 교인들에게, 교회사 2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오늘날 도시에 살면서 식물에 관하여 그저 맹탕인 사람들에게 아주 그럴듯한 말로 완벽히 속여넘겼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금도 의심없이 '하나님의 권위'로 인정된 진리로 받아들이고 아멘, 아멘 했는가!
바울은 처음부터 속일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하나님의 예정'을 구체성 있고 쉽게 잘 설명하려는 열정이 넘쳐 자신도 잘 알지 못한 식물의 생태 영역에 과감히 '오도된 침범'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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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감람나무 접붙이는 이유와 과정을 알고 보았다면 결코 감람나무 접붙이는 비유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과수농장을 하는 농부가 아니어도 시골에 사는 그 어느 불학무식한 촌사람이라도 바울의 감람나무 접붙이기 비유를 듣고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 곧 '진리'라는 권위로 묶여 있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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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은 이렇다.
1) 접붙이기 원리
A라는 '원뿌리 나무'를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잘라내고 그 자리에 B라는 다른 가지를 잘라 붙인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아물어 서로 붙게 되어 자란다.
그러면 뿌리는 수분과 영양분을 새 가지에 공급한다. 새 가지(接筍)는 농부가 원하는 좋은 열매를 맺는 '우량종' 나무에서 잘라서 취한다.
나무는 자랄수록 B가 되지만 A는 그저 뿌리에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므로 나무와 열매는 B가 되는 것이다.
감, 배, 사과, 밤, 포도, 자두, 복숭아, 호두, 올리브 등등의 모든 과수와 심지어 토마토, 참외, 수박도 접붙이기를 한다.
접붙이기는 역사가 오래 되고 매우 광범위하며 필수적인 농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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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접붙이기는 왜 하는가?
씨를 심어 번식하면 '돌나무'가 된다. 접두어 '돌'이란 나쁘다는 뜻이다. 돌배, 돌감, 돌복숭아... 이것들은 야생에서 혹은 종자포에서 씨번식한 것이다. 이것을 접붙이기 대목垈木으로 쓴다.
접붙이기를 함으로써 농부는 시간을 단축하고 형질이 우수한 나무에서 접순 B를 수십개 잘라 돌종 A를 대목으로 원하는 만큼 접붙이기 해서 좋은 과수나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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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열매는 뿌리의 진액이 결정하지 않는다.
결정하는 것은 원나무가 아니라, 접붙임을 받는 가지다. 참감람나무에다가 돌감람나무를 접붙이는 바보는 세상 그 어디도 없다. 그러나 바울은 그 바보를 하나님이라고 진지하게 말한다.
만약 돌감람나무 더러 "너는 왜 참감람나무의 진액을 빨아먹으면서 못된 돌감람 열매만 맺느냐"고 책망한다면 이 얼마나 답답한 코미디며 바보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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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럴듯한 이미지와 논리로 선동하는 어느 생태주의 환경운동가의 열정과 진심은 알겠다. 그러나 그 또한 접붙이기 기본도 모르는 바울과 많은 부분 닮아있고 사람들이 아멘으로 화답하며 헌금도 하며 그를 부추기고 있다.
이제는 순교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 강산 자연환경을 살리는 일이 순교해서 될 일인가, 나만 안다 깨끗하다 하지말고 평생을 나무와 숲에 바친 사람도 많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도 많다. 겸허히 현장인에게, 평생을 헌신한 전문가의 말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송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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