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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낀일기172-6.21】 병원1-세종충남대학교병원
아침 5시에 밖에 나갔다 들어왔는데 갑자기 머리가 쎄 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사물이 겹쳐보인다. 머리가 붕 뜨면서 몸에 중심이 안 잡히는 것이었다. 6시부터 햇볕같은이야기 작업을 하려고 책을 폈는데 글씨를 읽을 수가 없다. 이게 뭐지?
“너는 고혈압이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배가 나왔으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야. 뭔가 이상하면 무조건 병원으로 튀어.” 라던 의사 친구 말이 생각났다. 설마 뇌졸중 전조증상?
잠시 기다렸다가 8:30분에 문 여는 동네의원으로 달려가니 의사는 세종충대병원 응급실로 빨리 달려가라며 뭘 급히 써준다. 세종충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써준 것을 읽어본 담당자가 “이 환자 먼저” 하더니 몇 명을 추월하여 나를 잡아끌고 어디론가 데려간다.
병상에 나를 자빠뜨리더니 병원복으로 갈아 입혀놓고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검사를 한다. 그리고 응급처치를 하더니 병원 5107호 병실에 눕혀 놓는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여러 가지 검사자료를 검토한 의사는 ‘경미한 뇌출혈’이라며 어느 부분이 빨갛게 보이는 뇌 사진을 보여준다. 조금만 늦었으면 이게 쫙 퍼졌을 것인데 다행히 빨리 와서 풍선에 바람 빼듯 압력을 뺐다고 한다. 그리고 또 여러 가지 검사를 하루 종일 받았다.
왼쪽 눈은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아 사물의 초점이 전혀 맞지 않는다. 세상이 완전 두 개로 겹쳐 보인다. 똑바로 걸을 수가 없어 술 취한 사람 같다. 큰일 났다. 이대로 마비되어 평생 살아야 한다면 못살 것 같다. 머릿속은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멍~ 하여 길을 잃어버릴 것 같은데, 의식은 뚜렷하여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마치 지휘하는 것처럼 다 알려주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명료한 의식이 ‘성령님’이라고 느껴졌다.
급하게 침대에서 긴급 기도 돌입! 거의 두 시간 이상 비상기도!
4인 병실은 커텐을 치면 다른 환자들과 차단이 되어 소리만 안 내면 벽을 보고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었다.
아내가 깜짝 놀라서 달려왔다. 병원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 놓고 갔다. 코로나로 환자 옆에는 보호자 1명만 올 수 있어서 함께 온 좋은이는 병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우리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24시간 뇌졸증응급치료가 가능하고,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하고 있고 혈관을 뚫어주는 뇌혈관 재개통치료가 가능한 심뇌혈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병원을 개원한 지는 얼마 안 되었는데, 아마도 나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가까운 곳에 좋은 병원을 미리 예비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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