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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낀일기177-6.26】 비 맞은 민들레
집앞 골목길에 민들레 포자가 날아가지 못하고 아침부터 내리는 비에 맞아 빗물에 젖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우고 포자까지 만들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날아가지 못하게 된 민들레는 그러든 말든 물방울을 그득하게 머금고 있다.
안타깝다. 그런데 민들레는 자기가 안타까울까? 민들레는 ‘생각’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모른다. 안타까운 것은 바라보는 사람인 ‘나’이다. 왜 안타깝냐 하면 사람들은 열심히 준비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좌절되면 실망을 한다. 그것이 저 민들레에 투영이 되어서 민들레가 안타까워 보이는 것이다.
사진만 찍고 그냥 집에 들어왔다. 혹 비 그치면 물방울이 마르고 포자가 다시 뽀송해져서 멀리 멀리 날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쉬지 않고 내리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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