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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정책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선 인사개입도 많았다"
감사원장직을 중도에 그만 둔 지 17일 만에 국힘당에 전격 입당한 최재형 씨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한 말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자신이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문재인 정권이 헌법 위에서 통치를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처럼 말했다.
최재형 씨는 문재인 정권에서 사법연수원장과 감사원장으로 등용된, 어찌보면 현 정권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현 정권을 등지고, 나아가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공직을 수행하던 중도에 사표를 쓰고 전격적으로 야당에 입당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배신자라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왜 하필 (윤석열을 비롯하여) 저런 사람을 감사원장이라는 중차대한 자리에 앉혔냐며, 현 정권의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함을 질타한다.
사실 최재형 씨는 예전부터 이명박 계열로 분류되었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을 현 정권이 감사원장에 발탁했던 까닭은 보수 인사를 껴안고 중용함으로써 소위 국민 통합을 작게나마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최 전 감사원장이 중도에 사퇴한 후 국힘당에 안착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의 기획과 실험은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최재형 씨 주변에는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 정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한다. 말하자면 최재형 씨는 본인도 그렇거니와 주변 사람들도 옛 이명박 계를 역사의 무대에 다시 소환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엄중한 질문이 생긴다.
그것은 이 글의 맨 위에 소개한 문장처럼, 최재형 씨 본인이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과연 이명박 정권은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헌법과 법률의 한계를 넘어선 통치 행위가 전혀 없었던가?
아니, 문재인 정부와 이명박 정권을 비교할 때 둘 중 누가 더 초헌법적인 통치를 자행했던가?
양심에 손을 얹고 정직하게 답한다면, 아무리 문재인이 싫은 사람일지라도 그러나 손쉽게 이명박 정권을 편들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정도로 이명박 정권은 국가를 개인의 사주머니를 채우는 수단 정도로 인식했던, 실로 저열하고 탐욕에 쩔었던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족하고 잘못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비판을 이명박 혹은 박근혜 정권 출신의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사람이 정신줄이 나가지 않은 다음에야, 그건 정말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김요한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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