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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시편 한 편씩 묵상하기(1)
“복 있는 사람은...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시1:1).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교세가 큰 종교는 무엇일까?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보다 더 많은 신도수를 거느리고 있는 종교는 바로 ‘행복교’다. ‘행복’은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열렬히 신앙하는 가치이자 삶의 목표다. 심지어 각 종교의 의식이나 설교(강론, 설법) 등도 행복한 삶을 기치로 삼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이, 일단의 젊은이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혈안이 되었듯이, 그렇게 행복을 찾는다. 여기에는 종교를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하는 무신론자들도 포함된다.
사람들이 돈과 인기와 힘을 추구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행복을 얻기 위해서다. 어떤 이들은 순간적이나마 행복하고 싶어 마약에 심취하기도 하고, 쇼핑중독에 빠지며, 얼굴과 몸을 교체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보다 소박하고 확실한 행복을 희구하며, 어차피 한 번 밖에 못 사는 인생인데 기왕지사 행복하게 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행복이란 녀석은 늘 신기루와 같아서 손에 잡힐 듯 말 듯 그렇게 뿌옇고 아련하기만 하다.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시편 1편은 “오 행복하여라!”로 시작한다. 시편이 말하는 행복의 비결은 ‘하나님의 말씀을 밤낮으로 묵상’하는 데 있다. 여기서 ‘묵상’은 명상 혹은 사유와 같은 고요한 뇌의 활동을 뜻하지 않는다. ‘묵상’(히, 하가)은 작은 소리로 낭송하는 것을 말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읊으며 사는 태도를 뜻한다. 그렇다. 하나님의 말씀은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뇌로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우리가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나직한 음성으로 고백할 때, 혀에서 시작된 말씀의 위력이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가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듯이 얼굴 전체로 공명하면서 눈과 귀를 거쳐 뇌를 물들이고, 목 아래를 거쳐 팔과 다리로 퍼져간다. 이렇듯 하나님의 말씀이 온 몸을 적시고 채우는 것이다. 인간은 몸으로 표현되는 영혼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몸 전체를 물들일 때 우리의 영혼이 소성케 된다.
그 결과 그는 이제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과 시선으로 세상을 새롭게 보고 듣는다. 아니, 그의 앞에 펼쳐진 세상은 원래부터 있던 그대로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채워진 그의 입과 코와 눈은 세상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보고, 냄새 맡고, 그것에 대해 증언한다. 더불어 그의 손과 발은 새로운 실천을 꾀한다. 이런 삶의 양식을 가리켜 시편은 ‘의인의 길’ 곧 ‘의인의 삶’이라고 가르친다. 이 맛을 터득하고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다.
김요한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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