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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론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과거에 출판사를 20여년 운영했었고 최근에 제가 집필하고 출판하다가 보니까 아쉬운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출판하는 책들은 어차피 기독교 독자들이나 사역자들이 별 관심이 없거나 실제적이지 않는 주제들이기 때문에 보급을 기대할 수 없는 책들입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책이 나올 때마다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복음의 본질 회복과 신앙개혁을 위한 제자훈련을 위해 기획하기 때문에 언젠가 제자훈련을 받을 사람들이 모이고 사역이 본격화되면 어느 정도는 판매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리스도인들을 일깨울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확신하기에 판매가 너무 저조할 경우에 실망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저를 실망시키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기독교출판계뿐만 아니라 교계 전체가 너무 방법론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주제 자체도 그리스도인의 질적인 변화나 신앙성숙, 세상에 대한 책임 있는 의식, 어떻게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까 등 세상을 향한 교회의 자세에 대한 내용들보다는 목회, 기도, 성경해석, 선교, 영성, 교회, 설교, 전도, 부흥, 이단대처 등 방법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방법론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고 오히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방법론과 비교할 때 본질론, 목적론, 방향론에 대한 주제들이 너무 눈에 띄지 않고 관심도 없으며 출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출판의 이런 현상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본질론, 목적론, 방향론은 하나님 중심적인 시각을 말합니다. 물론 방법론은 거의 자기중심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마음보다는 자기의 마음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기 때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번영신학, 기복신앙, 성공주의, 부흥주의, 신비주의, 기도응답론, 세속주의들이 다 무엇을 추구하는 것입니까? 방법론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부흥되고 어떻게 하면 사업에 성공하고 어떻게 하면 이 땅에서 번영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은 전부 방법론에 치우쳐 있습니다. 잘못하면 하나님이 목적이 아니라 도구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기중심적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판매가 많이 되는 책들은 거의 방법론에 대한 책들입니다. 목적론, 본질론에 대한 책들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들어도 거의 팔리지도 않고 관심조차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대한 책은 거의 관심조차 얻기 힘듭니다. 물론 기독교 고전이나 유명저자들이 이런 책을 혹시 출판하면 일부 판매가 되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신앙을 더 깊이 가지려는 필요가 없이는 이런 책은 바로 묻혀버리기 쉽습니다. 순전히 저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십자가에 대한 책을 출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는 정말 기대를 크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어느 책에서보다도 더 놀라운 은혜를 많이 받았던 내용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와는 전혀 달리 아무런 관심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그 때 생각하기를 본질론에는 관심들이 너무 없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해를 못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당장 사역의 현장이 더 급하고 성도들에게 별로 유익을 끼치지 못할 주제들이고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장 소용이 되지 못하는 책이고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시급한 책은 어떤 책이겠습니까? 아니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들은 어떤 것이어야 하겠습니까? 방법론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성도의 신앙은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교회도 주님의 마음에 합한 교회, 세상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목회하고 신앙 생활하는 목적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신앙의 성장이고 변화입니다. 한 단계씩 성장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신앙인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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