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자기 정체성, 투쟁 방식

칼럼수필 김요한............... 조회 수 50 추천 수 0 2021.09.23 10:30:05
.........
<자기 정체성, 투쟁 방식>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는 무려 404일 동안 나무로 열쇠를 만들어서 15개의 철문을 열고 감옥을 탈출한 세 사람의 실화를 필름에 담은 작품이다.
이렇게 말하면 흥미진진한 감옥 탈출기 같지만, 실은 정치범들의 이야기다.
1978년 (백인인) 팀 젠킨스와 스티븐 리는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차별정책에 맞서 모든 인종의 화해와 평등을 위해 싸우다가 체포되어 각각 징역 12년, 8년 형을 언도 받고 정치범 전용 감옥인 프리토리아 교도소에 수감된다.
프리토리아 교도소는 잔인한 수형생활과 물샐틈 없는 경비 시설로 유명하며, 이제껏 단 한 명도 탈출에 성공한 적이 없는 곳이다.
팀과 스티븐은 이곳에서 이미 오랫동안 수형생활을 하고 있던 (정치범) 데니스를 만난다.
팀과 스티븐이 탈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자, 데니슨은 '불가능'하다고 답하면서, 자신은 '양심수'이기 때문에 끝까지 감옥 안에서 저항할 것을 천명한다.
반면 팀과 스티븐은 자신들은 '전쟁 포로'이며 따라서 반드시 감옥을 탈출해서 외부 세계에 나가 남아공정부와 계속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
동일한 정치범이지만 한쪽은 스스로를 '양심수'로, 다른 한쪽은 '전쟁 포로'로 자기 정체성을 규정한 것이다.
이후 팀 젠킨스는 404일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50개의 나무 열쇠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 중에는 열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무려 1년이 넘었던 것도 있었다.
마침내 필요한 열쇠가 다 만들어지자 감옥에서 의기투합한 세 사람이 탈출을 감행하여 15개의 철문을 열고 탈옥에 성공한다.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철문 앞에서, 준비한 열쇠가 무용지물이 되자 아예 벽을 부수고 탈출하는 장면이다.
이렇게 해서 팀 젠킨스와 스티븐 리는 1979년 12월에 탈옥에 성공하고, 국경을 넘어 마침내 영국에 도착하여 아파르헤이트가 종식되는 1991년까지 투쟁을 이어간다.
한편 양심수로 감옥에 끝까지 남았던 데니슨 역시 1991년 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된다.
데니슨과 팀이 선택한 투쟁 방식 중 무엇이 더 옳은가를 판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데니슨이 양심수로서 선택한 투쟁 방식과, 팀과 스티븐이 전사로서 선택한 투쟁 방식 모두 큰 고통과 희생이 수반되는 싸움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공공선을 추구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와 그 규정에 맞춰 삶의 방식을 결정해야 하는 데 있어 각자의 선택지가 있으며, 그 선택에 따라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혹자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해방 이후 지난 75년 간 청산되지 못한 (소위) 적폐 세력과의 싸움이 지금도 계속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자신을 그 적폐와의 싸움에 임하는 전사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자신을 적폐 세력에 포섭되거나 동화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부단히 검열하고 격리하는 양심수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누가 더 옳고 그르냐, 낫고 못하냐를 따지며 논쟁하는 것은 무익하다.
각자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있고, 그 방식에 맞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게 살면 된다.
우리의 진짜 적은 적폐이지, 서로 다른 전선에서 적폐와 싸우는 양심수 혹은 전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즌 이스케이프>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탈출하자는 팀과 스티븐의 요청을 거절한 데니슨은, 그러나 두 사람이 무사히 탈출하도록 돕기 위해 간수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그것이 양심수로서 그가 감옥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23 광고알림 제191회 구멍가게 -열반에 이른자는 열반에 이를 수 없다 Navi Choi 2021-10-25 23
11022 가족글방 나는 한국기독교인수가 줄고 있는 원인은 없다고 생각한다. 김홍한 목사 2021-10-24 95
11021 칼럼수필 우리 시대의 영적 전투 김요한 2021-10-23 77
11020 가족글방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10명의 친구 김광복 목사 2021-10-21 59
11019 가족글방 내가 살면서 제일 못하는 것 김요한 2021-10-18 40
11018 칼럼수필 무는 개, 먹는 개, 개 안수, 개 장례 김경렬 목사 2021-10-17 57
11017 광고알림 신비한 벌침의 효능 51년간 벌침하나로 난치병을 봉사 하시는 전직 장로님! 정수연 2021-10-16 358
11016 칼럼수필 한국교회가 다시 교회 본연의 존재 이유를 찾으려면 김요한 2021-10-16 53
11015 광고알림 영적 성장을 향한 첫걸음 세미나』에 동역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leadershipnet 2021-10-15 41
11014 광고알림 히즈스토리 묵상자료 나눔(Next 김영한) next세대ministry 2021-10-15 84
11013 무엇이든 † 주사랑 작은나눔 공동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삶의 작은 이야기~† 이종용집사 2021-10-13 28
11012 가족글방 아수라장 같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방치할 수는 없다. 김요한 2021-10-06 46
11011 칼럼수필 현재의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을까? 김요한 2021-10-06 49
11010 광고알림 제188회 구멍가게 -부끄러움을 알아야 사람이다 Navi Choi 2021-10-04 37
11009 가족글방 영웅 십자가 김홍한 목사 2021-10-01 50
11008 칼럼수필 호들갑 김홍한 목사 2021-09-27 47
11007 광고알림 비대면 시대 소그룹 사역의 실제, 이렇게 하세요 한국ncd 2021-09-26 44
11006 칼럼수필 평화, 화해 외에는 길이 없다 김요한 2021-09-23 45
11005 무엇이든 생존의 비결을 공개할까 합니다 김요한 2021-09-23 45
» 칼럼수필 자기 정체성, 투쟁 방식 김요한 2021-09-23 50
11003 칼럼수필 교회가 새로워지는 길 김홍한 목사 2021-09-18 58
11002 무엇이든 "침묵하지 않고 글을 써줘서 정말 고맙소." 김요한 2021-09-16 50
11001 무엇이든 "손발로 노동하는 것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짓이다." [1] 김요한 2021-09-16 63
11000 무엇이든 다음과 같은 교회들은 과감하게 박차고 나오는 것이 더 낫다. 김요한 2021-09-15 44
10999 가족글방 궁민대학교 김요한 2021-09-14 52
10998 가족글방 100살을 살아보니 진짜 행복할까? 김요한 2021-09-14 68
10997 무엇이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김홍한 목사 2021-09-14 34
10996 묵상나눔 교만 기만 태만 김요한 2021-09-13 75
10995 칼럼수필 텅텅빈 교회 매물이 쏟아집니다. 김요한 2021-09-12 92
10994 묵상나눔 목사 김홍한 목사 2021-09-12 57
10993 가족글방 한국 민주주의 발전 단계 김홍한 목사 2021-09-08 35
10992 무엇이든 악어와 악어새 김요한 2021-09-07 46
10991 무엇이든 "김정은한테 대한민국을 통째로 넘기려 한다."고? 누가? 김요한 2021-09-07 33
10990 자료공유 성서 봉독 최주훈 목사 2021-09-07 52
10989 가족글방 소박한 소망 김요한 2021-09-06 4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