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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십자가
용은 새끼를 낳지 않는다. 미꾸라지가 용 되고 뱀이 용 된다. 날 때부터 용은 없다. 있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용은 큰 강에서 나지 않는다. 바다에서도 나지 않는다. 개천에서 나고 연못에서 난다. 위대한 성현, 학자, 영웅들이 대단한 가문에서 난 이들이 별로 없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예수, 석가, 공자다. 이분들이야말로 개천에서 난 용이다.
공자의 출생은 매우 초라하다. 공자의 아버지 공숙량흘이 70세에 16세의 어린 소녀 안징재와 野合(야합)하여 났다. 野合이란 짐승이 들에서 교접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출생한이가 공자다.
석가가 어느 날 아버지가 성주로 있는 카빌라성에 갔다.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빌어먹으러 나섰다. 그때 석가의 아버지 정반왕이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내가 이 성의 성주이고 네가 내 아들인데 네가 어찌 빌어먹을 수 있겠는가?” 석가 답하기를 “나는 아버지가 없다.” 하였다. 석가는 귀족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스스로가 그것을 거부하고 탁발하는 거지가 되었다.
예수는 어떠한가?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화려한 족보는 예수의 족보가 아니라 의붓아버지 요셉의 족보다. 예수는 마리아의 아들, 마리아는 어느 가문 사람인지, 누구의 딸인지 모른다. 예수는 아비 없이 근본을 모르는 마리아라는 여인에게서 난 천민 중의 천민이었다.
공자, 석가, 예수의 형편이 이러한데 그분들을 따른다는 이들이 신분질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괘씸하다. 세상의 미꾸라지들이여 혹 누가 너의 천함을 조롱하거든 부끄러워하지 말고 너의 천함을 당당히 드러내라. 네가 있는 연못, 네가 있는 개천에서 힘껏 차고 올라 용이 되어라. 그리고 역사를 만들어라.
-김홍한목사의 <십자가 묵상 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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