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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개신교는 무속에 관대할까?
한국 개신교가 '교회 다움'을 잃어버리고 세속의 조롱거리가 된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1. 복음을 사사화 했기 때문.
- 교회가 개인의 이해관계, 개인의 성공과 안전, 개인의 욕망에 봉사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종교적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
2. 종교적 서비스를 사술화 했기 때문.
- 개인의 성공과 안전에 대한 희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누가 더 효과적인 설교, 영험한 기도, 쎈 축복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한 종교인과 실패한 종교인이 판가름남.
3. 교회를 사유화 했기 때문.
- 이렇게 해서 소위 성공한 목사들은 자신이 일군 교회 사업장을 자식에게 세습함
물론 한국 교회의 모든 목사님들이 이런 식으로 목회를 한 것은 아닙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긴 많은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목사들이 위에서 언급한 방식으로 목회를 했고 교회를 키웠던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애초부터 복음에 대한 이해가 잘못 되었고, 교회론이 그릇되었으며, 목사가 된 동기 자체가 불순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수십 년을 이런 부실한 기초 위에 교회를 세웠기 때문에,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몇 개씩 갖고 있다고 자랑하던 한국 개신교회가 불과 한 세대 만에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는 버려진 소금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특히 교회를 키우기 위해 설교, 기도, 상담 등을 사술화 시키고 그에 대한 성공보수(복채)를 받는 등 목회와 무속이 구분이 안 되는 방식이 교회 현장에 만연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왜 작금에 한국의 많은 목사들이 무속에 취한 윤석열-김건희를 지지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입니다.
상당수 목사들이 본인들도 목회 현장에서 기독교식 사술을 즐겨 썼기 때문에, 무속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당수 개신교인들이 실제 삶에서 점, 운세, 풍수지리, 궁합 등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한 현상을 보입니다.
한국 개신교인 중에 굿힘당 윤석열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를, 반공과 반 동성애에서 찾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일뿐이고, 실제 그 기저에는 무속화된 기독교에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아예 기독교적 정체성 자체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만약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 개신교는 진짜로 멸망의 길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개신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철저한 자기 반성과 성찰에서 비롯되는 통렬한 '회개', 즉 기독교의 정체성 자체를 상실하고 무속화된 자본주의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종교가 된 것에 대한 완전한 돌이킴이 있어야 하는데,
만약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 개신교의 상당수 목사들과 신도들은 자신들이 더 옳은 줄로 알고 기세등등해서 지금까지의 종교적 관성을 더 세계 밀어붙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0-20년 안에 한국 개신교가 거의 문을 닫는 수준까지 축소되는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한국 개신교의 목사, 장로, 권사들이 지금 화약을 짊어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모습 앞에서 아연실색할 뿐입니다.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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