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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레위기 16:23~34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여 거룩한 삶을 실천하고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하늘 백성 위에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에 누리소통망에 친구가 남긴 댓글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의사의 지시를 따르면 살지만 의사를 따라 살면 죽는다. 목사도 그렇다.”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 익숙하다 보면 직이 갖는 전문성 ‧ 도덕성과 그 직을 수행하는 사람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판사나 검사가 법을 잘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만큼 법을 어기며 세상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도 드뭅니다. 없는 죄도 뒤집어씌우는 경우가 있고, 법 적용이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사법살인이라는 오명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반성하지도 않습니다. 대낮에 그런 일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목사도 그렇습니다. 거룩한 말과 모범적 삶으로 칭송의 대상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는 교만과 위선의 오물 덩어리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사장은 대속죄일의 거룩한 속죄예식을 행할 때에 무엇보다 먼저 자기의 죄와 허물을 위하여 속죄제를 드립니다(16:6, 11, 17,24). “기름 부음을 받고 위임되어 자기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제사장의 직분을 행하는 제사장은 속죄하되 세마포 옷 곧 거룩한 옷을 입고 지성소를 속죄하며 회막과 제단을 속죄하고 또 제사장들과 백성의 회중을 위하여 속죄할지니 이는 너희가 영원히 지킬 규례라.”(16:32~34a) 세상에 속죄가 필요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개인과 공동체, 지위의 고하를 물론하고 모두 속죄의 대상입니다.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사람에게 기대를 품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 죄인입니다. 다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성찰하는 이가 있고, 직의 도덕성으로 자신을 위장하는 사악한 이가 있을 뿐입니다.
속죄제를 드린 후에 남은 부산물은 진 밖에서 불태워야 했습니다. 성경에 똥에 대한 기록이 극히 드문데 레위기는 이를 명기하고 있습니다(레 4:12). “똥을 밖으로 내다가 불사를 것이요”(16:27 b) 똥은 진 밖으로 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모아 두어야 할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 이 시대 교회가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버려야 할 것과 보존해야 할 것을 혼돈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온갖 악취가 진동하는 진원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말라기의 예언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똥 곧 너희 절기의 희생의 똥을 너희 얼굴에 바를 것이라. 너희가 그것과 함께 제하여 버림을 당하리라.”(말 2:3)
하나님, 말은 바로 하면서도 삶이 따르지 못하여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찬송: 305 나 같은 죄인 살리신
2022. 3. 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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