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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mytwel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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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04] 누구든 가고 싶어지는 - 다니고 싶은 교회
열 두 개 작은교회 이야기
박정제 2021.06.16
열 두 개 작은교회 이야기_두 번째
라마나욧선교회는 작다는 것이 아픔과 불행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와 혁명을 만드는 최적의 자리라 믿는다. 예수님께서도 작은 자리에서 작은 사람들과 함께 교회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라마나욧선교회는 세상의 시각에 저항해 작은교회의 신문지 한 장으로서 교회가 하나님과 세상을 향하여 포기하지 않고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난 10년을 함께 했다. 앞으로 창조력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열 두개 작은 교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김철종 목사님을 처음 만난 건 2016년 여름, 설립 예배 설교 부탁을 받은 교회에서였다. 당시 전도사 신분으로 예배 찬양을 인도하셨고 식사 자리에서 친근함을 느끼며 대화를 나눴다. 그때의 만남이 오늘까지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목사님은 1994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자신처럼 부족한 사람이 목회를 하면 하나님 얼굴에 먹칠할 것 같다는 생각에 중퇴를 한다. 그 후 20여 년이 지나 하프타임을 보내려 마음먹고 있던 상황에서 아버지학교 탄자니아 아웃리치 관리팀 리더로 섬기게 된다. 아웃리치를 준비하면서 처음 부르심을 받아 신학대학에 갈 때의 고백이 생각났다.
‘하나님께서 필요한 곳으로 보내신다면 아프리카라도 가겠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며 그 은혜에 감사해 외쳤던 스무살의 고백. 20년이 지나 마흔 살에 그때의 고백을 떠올리며 모든 걸 내려놓고 아프리카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새벽 말씀을 묵상하던 중, 며칠 동안 반복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하나님 앞에 범죄해 당연히 심판받아 사라져야 하는 이스라엘을 다시 살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혜로 이끌어 오셨음을 느끼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 킬리만자로산을 오른다. 그때, 그곳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내 말 전하는 자로 쓰겠다.”
“저는 안 돼요. 많이 더러워졌어요.”
자녀들의 학업을 걱정하고 생업에만 매달리던 자신의 모습을 고백했지만, 하나님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에서 그를 다시 부르셨다.
한세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다시 신학 공부를 하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협력하던 교회 담임목사님이 전도사 신분이었던 목사님을 후임자로 선정한다. 파격적인 선택이었지만 하나님을 향한 목사님의 순전함과 열정을 알고 있던 나로서도 교회의 선택이 참 멋지고 탁월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기존 교회 전통 위에 새로움을 덧입힌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전도사님은 교회를 사임하게 된다.
작은 농촌 지역의 특성상 교회를 사임하자 거주지 주변에서 예배드리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목회를 포기할 수도 없었기에 가족들과 함께 1년 6개월 동안 250여 개의 교회, 2,000여 개의 주보를 수집하며 건강한 교회를 찾아다녔다.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 세워갈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앞에 생사를 건 기도를 하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태백에 있는 예수원이었다.
예수원에서 기도하던 중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선명하게 ‘히브리서 4장 11절’이라는 음성이 들렸다. 활동이 금지된 시간이라 바로 말씀을 확인하지 못하고 애를 태우며 기다리다 기도를 마치고 달려가 성경을 펼쳤다.
그러므로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이는 누구든지 저 순종하지 아니하는 본에 빠지지 않게 하려 함이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 말씀을 주신 걸까?’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던 중 예수원 안에 있는 돌 제단에 손을 얹고 싶은 마음에 다가가 손을 올렸다. 그 순간, 앞에 있는 소나무들이 성도로 보이고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 내 말 왜곡하지 않고 전할 수 있겠니?”
“네, 왜곡하지 않고 전하겠습니다.”
황홀한 경험 후, 예수원을 거닐다가 성경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앞으로 섬겨야 할 성도들의 삶이 마음으로 다가오면서 하나님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채 사는 사람들을 맡기실 거라는 생각과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지 않고 전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쉬게 하실 것이라는 확신 속에 개척을 결심하게 됐다. 숙소에 돌아와 히브리서 4장 11절을 펼친 후 앞뒤 말씀을 살피다가 다음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아~!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어 수고하고 무거운 모든 짐진 자들에게 안식을 주는 것이구나.’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쓰라는 말씀을 주신 이유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기도원에 더 머물 이유가 없었다. 기도원에서 내려와 부활주일에 예배할 교회가 없어 고민하던 중 차를 타고 가다가 길이 막혀 서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었다. 가슴이 울렁여 자세히 살펴보니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직접 찾아가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니 교회에는 임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의 반대도 심했다. 본인이 20년 넘게 살던 동네에서 개척을 하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문득, 아내와 함께 기도하고 싶은 마음에 아내를 설득해 그 건물에서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예수께서 새끼 나귀를 끌고 오라고 명하시며 주인이 묻거든 주가 쓰시겠다(막 11:3)고 전하라 했던 말씀이 생각나 건물 주인에게 그렇게 말해야겠다는 감동이 왔고, 순종했다.
늘 무속인을 찾아가 묻고 결정하며 살아온 주인에게 주가 쓰시겠다고, 이 건물을 교회에 임대하라고 했다. 다른 말을 더하지 않았는데 주인은 승낙했다. 교회 개척이 하나님의 뜻임을 분명하게 드러내셨고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주신 것이다.
교회 이름은 ‘다니고 싶은 교회’로 정했다. 교회를 사임하고 지역교회에 다닐 수 없었던 아픔과 성도들이 정말 다니고 싶은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승화시켜 지은 이름이다. 몇 주 전, 다니고 싶은 교회 3주년 감사예배 설교자로 초청받았다. 다니고 싶은 교회는 주일학교 학생, 청장년, 노년 세대가 고른 비율로 분포된 100여 명의 성도가 모이고 있었고,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여 명의 성도가 매일 새벽 모여 뜨겁게 기도하는, 말씀과 기도의 균형을 갖춘 교회로 성장해 있었다.
다니고 싶은 교회는 교회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 핵심으로 목회자가 재정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회에 만연한 회비를 없애고 원로 제도를 없애는 등 성경적 교회를 세우기 위해 애를 썼다.
하나님께서 본질을 잃은 채 아름답고 화려하기만 한 교회 건물을 무너뜨리셨음을 기억하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영혼 구원을 받아 거룩한 빛으로 하나의 교회가 되게 하는 일에 교회가 최선의 경주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나님이 세우시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성도라는 사실을 확신하며 평신도를 사역자로 세웠다.
루터가 평신도에게 성경을 돌려준 1차 종교개혁을 딛고, 평신도에게 사역을 돌려주는 2차 종교개혁이 필요한 시기라고 정의 내렸다. 모든 성도가 참여하는 예배를 위해 대표 기도를 나이대별로 세 번 올리고 아이들을 헌금위원과 특송으로 참여시키는 등 평신도가 참여하는 예배를 기획했다. 또한, 하나님과 함께 살며 어떻게 공동체에 간증이 없을 수 있냐며 예배 때 간증을 나누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움직이는 기준은 오직 성경이며, 말씀이 이끄는 대로 순종하는 교회가 되어야 함을 확실히 했다. 이런 교회는 영혼 구원이 일어나고, 사람과 공동체에 변화가 일어나며, 구원의 감격이 있는 교회로써 모든 성도의 표정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니고 싶은 교회는 개척 후 1년이 지났을 때 전교인 23명과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생업을 멈추고 성지순례를 떠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목사님은 ‘돈이 주인이냐, 주님이 주인이냐, 주님이 주인이시라는 사실을 믿음의 반응으로 보여야 한다’며 설득했고 모든 성도가 동행했다. 순례 기간 동안 요한복음을 함께 나누고 받은 은혜를 SNS에 공유했는데, 지역 교회와 주민들에게 다니고 싶은 교회의 움직임과 변화가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그 후 다니고 싶은 교회는 부흥을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며 세상에 충격을 줄 때 부흥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다니고 싶은 교회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헌금을 하지 못한다. 헌금을 하는 대신, 주변 이웃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하고 그 내용을 봉투에 써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사랑을 실천한 내용이 추수감사절 헌금이요 성탄절 헌금이 되는 것이다. 임직 예배 때도 헌금을 하지 못한다. 헌금 외 다른 방법으로도 교회에 감사를 표현할 수 없다. 오히려 교회가 섬김의 자리에서 섬김을 실천해 달라는 의미로 작업복 한 벌과 새 신발을 드린다. 이번 3주년 감사 예배 겸 임직 예배에서 서리 집사로 세워진 두 분은 ‘내가 예수를 믿으면 장을 지진다’고 말씀하셨던 분들이다.
목사님의 개인적 비전도 충격을 준다. 6년마다 담임목사의 재신임을 묻는데, 언젠가 재신임을 받지 않고 자신보다 주님과 영혼을 더 사랑하는 목사님이 담임목사로 추대되는 것이라고 한다. 담임목사라 할지라도 성경 말씀에 비추어 잘못된 방향으로 교회를 이끌어 간다면 해고할 수 있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고, 말씀을 기준으로 건강한 성도들이 세워지는 게 목표이자 비전이라고 말하는 김철종 목사님. 이런 목사님과 성도들이 있는 ‘다니고 싶은 교회’가 여기저기 세워져 하늘 부흥이 이 땅에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나도 다니고 싶다 이런 교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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