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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의 한국 교회 -지형은
(CBS논평, 2022.4.29. 방송)
코로나19 상황이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건너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갈리기는 합니다. 여러 가지 방역 규제의 해제, 특히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하여 우려하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세계적인 추세는 엔데믹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년이 훌쩍 넘도록 이러저러하게 시민 생활을 제한한 지침들이 해제되면서 일상의 회복이란 표현에 담긴 삶의 전반적인 변화가 급속할 것입니다. 여행, 스포츠, 대중음악, 각종 연예 등의 영역에서는 봇물이 터지듯 모임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엔데믹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려면 방역 당국을 비롯하여 공적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 부처들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고 균형 잡힌 시민 의식이 작동하도록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긴요합니다.
엔데믹 시대의 교회는 어떻게 존재해야 할까요?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서 직격탄을 맞은 영역이 아주 많습니다. 교회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규정하는 측면으로 보면 교회는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을 통하여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사회와 역사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적인 단체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현실적으로 모든 종류의 사회 변동에 연관되고 또 그 영향을 받습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한국 교회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회를 향하여 날카롭게 쏟아지는 외부의 질책도 받았고 교회의 존재 이유와 본질에 관한 내부의 성찰도 깊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구성원들 중에서 적어도 성경이 교회의 토대라는 것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은 뼈저리게 자신을 성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가 제도적인 교회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온 세상을 구원하려고 사람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저버렸습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교회의 존재 방식을 잃어버렸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한국 교회 상황이 이러했습니다.
자 그러면, 엔데믹으로 건너가는 시기에 한국 교회는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회복하자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회복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기독교 신앙의 근원인 성서의 가르침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말해야 맞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회개하고 갱신하는 길입니다. “미련한 사람은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한다”는 잠언 26장 11절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자 수와 재정이 회복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긴급합니다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서 갱신되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 상태가 아니라 성경적인 교회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 엔데믹 시대의 한국 교회가 죽고 사는 일이 여기에 걸려 있습니다.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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