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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지막 공간에 몰래 다녀온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물맷돌............... 조회 수 86 추천 수 0 2022.05.14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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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3051] 2022년 4월 30일 토요일

 

자신의 마지막 공간(임종실)에 몰래 다녀온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꽃피는 4월의 그믐날이자 마지막 주말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 감염으로 자가격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는 기침증상으로 목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럴 땐, 약국에서 ‘가래 용해제’나 ‘가래배출 촉진제’를 구입해서 드셔야 한답니다. 그런데, 약을 먹었는데도 기침이나 가래가 계속 발생할 때에는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쉰다섯 살의 말기 담낭암 환자인 종국아저씨는 용기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황달 때문에 얼굴은 노랗다 못해 검게 변해버렸지만, 180㎝가 넘는 훤칠한 키에 쌍꺼풀이 크고 서글서글한 눈매는 그의 선량함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의 몸에는 담즙을 배출하는 관(管)과 소변 줄을 꽂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도 ‘수액제를 걸어두는 기구의 바퀴까지 손질할 만큼’ 부지런했습니다. 틈만 나면 침구를 정돈하고 병동 구석구석을 쓸고 다녔습니다. 환자가 일하는 게 안쓰러워 ‘시설관리팀에 부탁하라’고 하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웃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병동에서 봉사하며 지내는 종국아저씨 덕분에, 그가 입원해 있는 303호실은 늘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그가 퍼뜨린 활기가 303호실을 넘어 온 호스피스 병동에 퍼져나갔습니다.

 

종국아저씨는 최고의 상담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죽음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에 관하여 말해주었고, 긴 투병생활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암에 걸리지 않은 제가 환자에게 죽음의 수용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수용단계에 다다른 종국아저씨의 이야기는 환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종국아저씨가 계셔서, 저는 늘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오후 회진 때 303호실에 들렀더니, 종국아저씨가 학이 그려진 동양화 한 점을 제게 건넸습니다. “임종실에 살짝 가봤는데… 벽이 휑해서 그런지 조금 쓸쓸해보였어요. 이 그림을 기증할 테니까, 임종실 벽에 걸어주세요.” 자신의 마지막 공간에 몰래 다녀온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그림은 임종실의 벽면을 모두 채울 만큼 컸습니다.

 

“결혼할 때에 줄 그림은 따로 준비해두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임종실이 한국적인 분위기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한국적인 정취가 풍기는 임종실로 꾸미고 싶다’는 것은 평소 저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저의 소원을 들어준 종국아저씨의 두 손을 꼭 잡는 것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대신했습니다.(출처; 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김여환 / 호스피스 병동 의사)

 

그야말로, 종국아저씨는 ‘죽음을 초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몸에 담즙을 배출하는 관과 소변 줄을 꽂고 있으면서도, 그는 자기 주변은 물론이요 병동 구석구석을 쓸고 다녔다고 하니,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마지막 가는 길에 ‘그처럼 아름답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바라건대, 꼭 그렇게 갔으면 좋겠습니다.(물맷돌)

 

[이제는 똑똑히 알아라! 참신은 오직 나뿐이다. 나밖에는 천하에 다른 신이 없다. 죽이는 이도 나요, 살리는 이도 나다! 때려서 상처를 내는 이도 나요, 상처를 고쳐주는 이도 나다! 그러므로 내 손에서 건져낼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신32:39,현대어) 만일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 더 이상 진리를 믿지 않게 되었을 때, 누가 ‘그의 마음을 돌이켜서 다시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를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오게 한 이 사람은, 방황하던 영혼을 죽음에서 구원하고, 또 그 사람이 저지른 많은 죄를 용서받게 하는 일을 해낸 것입니다.(약5:19-20,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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