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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세상
사무엘상 30:1~20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강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를 따라 오롯이 사는 주님의 백성 가운데에 함께 있기를 빕니다.
1870년 7월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는 독일 프로이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 패하므로 프랑스 제2제국이 무너지고 제3공화국이 등장하였습니다. 승리한 프로이센은 연방 내의 회원국들을 통합해 독일 제국을 완성하였습니다. 독일 황제 빌헬름 1세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즉위식을 하였고, 알자스-로렌 지방을 차지했고, 프랑스는 50만 프랑의 배상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프랑스로서는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패전의 이유를 엄한 데에서 찾았습니다. 프랑스 정보국에서는 군사기밀을 독일로 빼낸 간첩 행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육군 포병 대위 드레퓌스를 필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범인에 지목하였습니다. 1894년 드레퓌스는 반역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이듬해에 악마섬(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작은 섬)에 종신유배형을 받아 억울한 유배 생활을 하였습니다. 반독일 ‧ 반유대주의 정서가 만든 희생제물이었습니다. 교회가 이 일에 앞장섰다는 사실이 부끄럽습니다. 이때 에밀 졸라는 <나는 고발한다>를 써서 프랑스 지성인의 양심에 호소하였고 드레퓌스 사건은 테오도르 헤르츨을 중심으로 한 시오니즘 운동의 동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엉뚱한 데에서 패전의 이유를 찾은 프랑스의 광기는 역사를 그만큼 머뭇거리게 하였습니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부적격자로 판정받고 돌아온 다윗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폐허가 된 시글락이었습니다. 지난 일 년여 동안 다윗은 이곳에서 망명의 설움을 견디며 권토중래를 꾀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멜렉이 급습하여 성안의 모든 사람을 사로잡아간 것입니다. 다윗의 두 아내, 아히노암과 아비가일도 사로잡혀 갔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젖은 군인들은 다윗을 향해 돌을 칠 기세였습니다. 가족과 재산을 잃은 슬픔의 책임을 엉뚱하게 다윗에게 돌리고 화풀이를 하려는 것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그렇습니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기 성찰에 이르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들은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려고 합니다. 공동체에서 가장 약한 자,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자를 택하여서 마녀사냥 하거나, 만만한 상대에게 시대의 죄를 뒤집어 씌워 분풀이를 하는 몰상식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기가 믿는 주 하나님을 더욱 굳게 의지하였다.”(30:6 새번역) 다윗은 군사를 정돈하여 아멜렉을 뒤쫓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윗에게 이런 믿음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도자란 책임을 회피하는 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길을 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세상은 여전히 약한 이들을 희생양 삼는 일들이 허다합니다. 지성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은 아직도 먼 듯하여 송구합니다.
찬송:70 피난처 있으니 https://www.youtube.com/watch?v=TEeWxhlO76o
2022. 6. 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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