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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 1세대와 한국교회
히브리서 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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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43년*, 출애굽 1세대를 부정하신 하나님께서 이 땅의 교회를 긍정하실 것인가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차라리 나의 믿음 없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믿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종교 권력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애굽 1세대를 부정하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143년을 부정할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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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강이 고난 속에서도 예수를 주로 고백하며 진리를 붙잡고 역경을 헤쳐가는 주의 제자들에게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히브리란 이스라엘 민족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하던 사회 밑바닥 계층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히브리라는 말의 어원에는 ‘강을 건넜다’는 뜻이 있습니다. 자연재해와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생존을 위해 당시 세계의 중심으로 여겨지던 이집트 사회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집트는 왕과 귀족과 종교인 등 소수의 사람이 행복하기 위하여 다수의 사람에게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악한 사회였습니다. 히브리들은 이런 구조의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고 무시당하며 사람 이하의 처절한 삶을 살아내야 했습니다. 변변한 이유도 없이 갓 태어난 아들을 빼앗겨 나일강에 버려져 악어의 먹이가 되어도 항의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히브리들의 신음이 하늘에 사무쳤고, 다행히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고통을 돌아보아 출애굽의 은총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오늘의 세계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발전하여 고대 이집트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탐욕스러운 물질주의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도리어 그때보다 더 사악하고 간교하여져서 힘이 없는 이들을 먹잇감으로 여겨 굴욕과 고통과 패배감을 안겨주는 일들이 흔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들이 백혈병에 걸려 죽는 일이 무시로 일어나도 세상은 무심했고, 가습기 살균제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어도 누구 하나 책임을 통감하거나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기 행복을 위하여 힘없는 다수의 희생을 요구하기는 일반입니다.
하나님께서 히브리들의 신음을 들으신 것은 천만다행입니다. 모세를 지도자로 삼아 홍해를 건너고, 광야에서 많은 이적을 체험케 하며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율법준수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완고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십 년 동안 누구에게 진노하셨습니까? 죄를 짓고, 시체가 되어서 광야에 쓰러진 그 사람들이 아닙니까?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맹세하셨습니까?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신 것이 아닙니까? 결국, 그들이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믿지 않았기 때문임을 우리는 압니다.”(3:17~19 새번역) 출애굽 1세대들은 약속의 땅을 밟지 못하고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부정하셨습니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43년*, 출애굽 1세대를 부정하신 하나님께서 이 땅의 교회를 어떻게 보실까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차라리 나의 믿음 없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믿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종교 권력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애굽 1세대를 부정하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143년을 부정할까 두렵습니다.
하나님, 송구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이 땅의 교회가 이제라도 주님께 순종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찬송:359 천성을 향해가는
https://www.youtube.com/watch?v=wqhTqVpk5T4
* 나는 한국교회 원년을 1879년 만주에서 백홍준 등 4명의 조선 청년이 스코틀랜드 선교사에 의하여 세례받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2022. 7. 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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