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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마음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뜻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한다. 특별한 경우는 예외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정말 우리의 일상의 모든 경우에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가령 교회를 어디로 옮겨야 하는가에 대해서 정말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주소를 가르쳐주시면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계실까?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무슨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까지 하나님께서 확실하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신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그렇게 하신다면 우리 속에 내주하시는 성령님께서 하실 것이다.
예전에 "성령님 안녕하세요"라는 책이 히트를 친 적이 있었다. 저자는 아침에 넥타이를 고를 때에도 성령님께 물어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정말 성령님께서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에 대해서까지 그 뜻을 가지고 계시겠는가? 만약에 정말로 우리 속에 계시는 보혜사 성령님께서 그렇게 시시콜콜한 일까지 간섭하신다면 그러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도덕성이나 부정이나 이웃을 항한 하나님의 뜻은 왜 듣지도 못하고 눈치조차도 알아채지 못하는가? 그런 것은 전부 자기중심적으로 하나님을 오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분명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하나님의 필요에 따라 하나님의 일에 사용하시기 위함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어떤 높은 지위나 위대한 상태에 이르게 하기 위함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할 때에는 분명히 하나님의 뜻이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는 웃지 못할 경우까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비슷하면서도 하나님의 뜻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다. 하나님의 뜻이란 어떤 일이나 계획에 대한 겉으로 드러나는 명령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마음은 그 뜻을 지시하셔야만 하는 일의 동기나 목적이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무엇을 알기를 힘써야 하겠는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기도하고 고민하고 애를 쓰는 일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어찌 하든지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 애를 써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마음은 성경 속에 전부 계시해 놓으셨다. 성경은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이스라엘 역사와 예수님과 제자들의 행적을 통해 알려주신 하나님의 음성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곧 명령과 지시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구약 사람들은 율법을 하나님의 뜻, 또는 지시로만 받아들여 그 법을 지키려고만 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은 하나님의 마음을 집약시켜놓은 복음이었다. 율법 속에는 온통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거기에서 사랑이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쏙 빠지니까 오직 하나님의 명령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무조건 사랑하고 용서하고 섬기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구약에 보면 하나님은 적어도 하나님의 명령의 한계를 벗어나면 가차없이 멸할 것을 명하셨다. 사랑의 하나님, 용서의 하나님이라면서 같은 동족을 그렇게 무참하게 죽일 것을 명하실 수가 있단 말인가?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은 전혀 다른 하나님인가? 물론 이방 족속들에 대해서는 진멸 전쟁을 통하여 어린 생명들뿐 아니라 심지어 가축까지 죽일 것을 명하셨지만 같을 유대민족까지 그렇게 멸하게 하신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또다른 마음을 알아야 한다. 진멸전쟁이든 율법을 범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게 하신 것이든 그것은 이스라엘의 거룩성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에 이스라엘이 거룩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이스라엘이 아니다. 혈통으로는 이스라엘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더이상 하나님과 관계없는 족속이 될 뿐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을 향하여 그들도 사랑해야 한다고 하시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거룩성을 해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해보자. 예수님의 마음은 무조건 복음을 외치면서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라는 것인가? 물론 복음을 전하고 전도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예수님의 마음은 이웃을 자기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마음은 이웃을 주님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다만 그런 것을 통하여 예수님의 모습은 재현함으로써 전도하라는 것이다. 복음이 삶을 통하여 보여지지 않으면 그 복음은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가? 물론 그렇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져야 하고 또 삶 속에서 그런 모습들이 드러나야 한다. 그렇지만 염려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수 있단 말인가? 겉으로 종교적인 모습이나 인간관계 등에서 믿음좋은 모습으로 비쳐진다고 해도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누구든지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의 추호도 없다. 다만 하나님의 마음을 다 잃어버리고 그것이 전부 교회 안에 묻혀버렸는데 그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신실한 성도들이 교회 안에 가득하다고?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음 속에 온틍 자기자신으로 채워져있는데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시작하연 변화가 시작된다.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기 시작하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하나님의 마음이 내 마음에 들어오면 이웃을 볼 때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려는 마음이 발생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말씀에서 발견하기 시작하고 믿음의 본질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것은 형제들과 이웃을 대할 때 진짜 자기자신을 대하는 것처럼 하게 된다.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하게 되면 티끌만한 것이라도 불의와 부정을 결코 저지를 수 없다. 타인의 부정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 수 없다. 교회가 이렇게 타락한 것은 교회에 하나님의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을 되찾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도 회복될 수 없다. 착각하지 마시라. 교회생활 잘 하고 목회 잘 하는 분일수록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지금 현재 교회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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