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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와 이성
시편 89: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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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편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세운 다윗에게 모질게 대하십니다. 원수의 편을 들어주시고, 칼날을 무디게 하여서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게 하십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렇게 하시는 것일까요? 이는 앞서 시인이 고백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을(89:33~35) 역행하는 일입니다. 다윗의 큰 죄도 용서하신 하나님이 낯섭니다. 나는 오늘의 탄식 시가 이사야 53장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버림받아 고난당하여 버림받는 하나님의 종(사 53:3~5), 하나님의 어린양(사 53:7)을 이 탄식 시에서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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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강이 구원의 기쁨을 주신 주님을 찬양하며 덧거친 세상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평화와 공의를 추구하는 하늘 백성 가운데에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초대교회는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첫째, 유대교의 핍박과 방해가 극심했습니다. 유대교의 한 분파에 머물 것인지, 신학적 대결을 통하여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재림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였습니다. 셋째, 자꾸 늘어만 가는 그리스도인을 어떻게 가르쳐 신앙고백에 이르게 하고, 세례와 예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숙제였습니다. 넷째, 로마 제국으로부터 극심한 핍박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핍박의 주된 이유는 황제 숭배 거절에 있습니다. 남녀 ‧ 빈부 ‧ 귀천 없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그리스도의 성찬에 참여하는 것도 오해의 소지가 되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이 할 일은 이런 문제에 대하여 답을 내어놓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무서운 핍박을 가해오는 로마 정치 권력의 칼날을 피해 도망만 다닐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교회 지도자들은 기독교 신앙을 지키는 일에 이성을 동원하였습니다. 순교자 저스틴은 로마 황제에게 <변증서>를 보내 기독교가 몰상식의 종교가 아니고 이성과 도덕의 터 위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반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초이성적인 존재라며 기독교를 변호하고 황제를 설득하였습니다.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은 계시만 믿은 것이 아니라, 신앙을 이성으로 설명하므로 박해하는 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오늘 시편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세운 다윗에게 모질게 대하십니다. 원수의 편을 들어주시고, 칼날을 무디게 하여서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게 하십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렇게 하시는 것일까요?
“주님은, 주님께서 기름을 부어서 세우신 왕에게 노하셨습니다. 그를 물리치시고 내버리셨습니다. 주님은 주님의 종과 맺으신 언약을 파기하시고, 그의 왕관을 땅에 내던져 욕되게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모든 성벽을 허무시고, 요새를 폐허로 만드셨습니다.”(89:38~40 새번역)
이는 앞서 시인이 고백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을(89:33~35) 역행하는 일입니다. 다윗의 큰 죄도 용서하신 하나님이 낯섭니다. 나는 오늘의 탄식 시가 이사야 53장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버림받아 고난당하여 버림받는 하나님의 종(사 53:3~5), 하나님의 어린양(사 53:7)을 이 탄식 시에서 마주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성으로 다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물론 인간의 이성으로 다 파악하는 하나님이라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합니다. 하나님은 비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이성을 초월하여 계십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의도하심은 비밀일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 이유 없는 고난 앞에서 함부로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그 깊은 뜻을 찾는 묵상의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찬송 : 400 험한 시험 물 속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ZNz9s8afezA
2022. 7. 31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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