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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대의 순수
레위기 19:19~37
문화의 가장자리는 언제나 하이브리드가 발생합니다. 그리스 정신이 오리엔트와 만나 헬레니즘이 만개하였고, 그 그늘에서 히브리어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칠십인경)되므로 헤브라이즘의 세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한류의 세계화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순종을 중히 여기고 잡종을 경시하는 풍조가 낡은 사고방식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하이브리드 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순수와 가치를 고민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강이 하나님 나라를 향한 고단하고 긴 순례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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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이후를 사는 우리가 구약의 교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는 문제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문자 그대로 지켜야 할까요? 아니면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해야 하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이미 이루어진 약속이므로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제사 제도와 성전 등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되었으므로 폐지된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십일조와 동성애와 안식일 등에 대하여서는 지금도 단호하게 받들어 섬겨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구약이 금한 뱀장어나 순대 등의 음식 섭취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문자적으로 이해하기에 현대의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가 하면 그렇다고 무시해서 안 되는 말씀도 있습니다. 구약의 이해가 생각처럼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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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내가 세운 규례를 지켜라. 너는 가축 가운데서 서로 다른 종류끼리 교미시켜서는 안 된다. 밭에다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씨앗을 함께 뿌려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재료를 섞어 짠 옷감으로 만든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19:19 새번역) 히브리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하여 이방인과 결혼을 금하신 하나님은 생태계의 이종교배 역시 금지하셨습니다. 이는 창조 질서의 변형과 파괴에 대한 염려이기도 하고, 구별된 백성의 순수한 정체성을 지키게 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하이브리드 사회입니다. ‘하이브리드’란 생물학에서 잡종을 의미하며,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요소가 둘 이상 섞인 상태를 말합니다. 휘발유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고체와 액체 연료를 조합하여 발사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하이브리드가 단종성(순종성)보다 생명력이 강하고 효율적입니다. 인류는 농업혁명 이후 단일품종을 재배하므로 노동 효율성과 곡식 수확량을 늘렸지만 병충해로 인한 피해도 커졌습니다. 19세기 아일랜드의 감자 역병에 의한 대기근으로 100만 명이 아사하였고 100만 명이 이민을 떠났는데 당시 아일랜드의 인구의 1/4입니다.
문화의 가장자리는 언제나 하이브리드가 발생합니다. 그리스 정신이 오리엔트와 만나 헬레니즘이 만개하였고, 그 그늘에서 히브리어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칠십인경)되므로 헤브라이즘의 세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한류의 세계화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순종을 중히 여기고 잡종을 경시하는 풍조가 낡은 사고방식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하이브리드 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순수와 가치를 고민합니다.
하나님, 홍수에 마실 물이 없고, 대낮에 등불이 필요한 시대를 사는 저희에게 선명한 가르침과 분명한 지향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찬송:438 내 영혼이 은총입어
https://www.youtube.com/watch?v=1rdXQ8S1SfA
2022. 8. 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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