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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상을 타는 한국 작품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아런 현상을 한국 문화산업의 역량이 성장한 것으로 간주하고 환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효평을 받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하고, 나아가 아리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한국산 작품 대개가, 디름 아닌 한국사회의 치부와 모순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뭐랄까?
한국사회는 내부의 치부와 모순을 작품으로 치환하는 데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데 반해,
실제로 현실에서 그 모순을 해소하고 바로 잡는 데는 대채로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
요컨대 현실은 시궁창인데, 그 현실을 소재로 감명 깊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나는, 이 간극과 괴리가 슬프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온라인 상에서 한국 작품의 약진에 대해 거의 호평을 안했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내가 볼 때 상당수 한국인들이 그저 기생충이나 오징어개임 등을 보면서 자신이 한국사회의 치부와 모순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착시 효과를 자아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우려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애 대해서도 단 한 번도 언급을 안 했는데, 그것은 실제로 '자폐' 문제가 절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님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이 낭만화된다.
현실은 불지옥인데 말이다.
솔직히 나는 한국 문화 산업의 약진 속에,
그러나 한국인들이 현실에 눈을 감고 책임을 방기하며 이미지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현상이 매우 두렵고 우려스럽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의 치부를 능숙하게 드러내는 영화인들이나 방송계 종사자들에게 한편으로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언론 종사자나 교수들처럼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해야 할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그들이 거의 도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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