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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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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46] 신용불량자 = 부채탕감
김민홍 기자 주간<기독교>2021.07.28
“빚쟁이는 경제 병자, 특효약 필요
방탕 생활과 도덕성 해이 등 가려야”
빚쟁이의 빚을 깎아 주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지갑이 없어진 자영업자와 실직자, 휴업, 휴직자들 지원책이다. 부채감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미국도 최근 학자금대출을 탕감했다. 교황청도 부자나라들이 가난한 나라에 빌려준 돈을 탕감해 줄 것을 요구했다. 부채는 이제 지구촌의 시한폭탄이다. 죄다 빚더미에 올라앉아서다. 각국 정부의 부채는 더 심각하다. 재난지원금을 풀면서 돈을 마구 찍어낸 탓이다. 우리나라는 조만간 정부 빚이 1천조 원에 이른다. 공기업 부채도 6백조 원이나 된다. 자영업자 등 개인이 진 빚은 1천7백조 원에 달한다. 기업은 더하다. 장사가 안되어 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도 못 갚는다. 빚내서 이자를 겨우 메우는 판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제 한국을 유심히 살핀다. 한국 기업과 개인의 빚 규모가 위험해서다. BIS는 한국을 ‘보통’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였다. 빚을 조심하고 줄이는데 힘쓰라는 경고이다. 부채의 각종지표가 폭망까지는 아니지만 임계 수위를 위협 중이다.
성경은 빚을 지면 종이 된다고 경고했다. 자유로운 인생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만드는 게 빚이다. 우리나라는 빚더미에 내몰린 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해 개인회생, 개인파산, 채무조정 등 세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바로 부채탕감제도다. 부채탕감은 성경시대부터 존재했다. 희년제의 실천사항이다. 성경엔 “네 형제가 가난하게 되어 빈 손으로 네 곁에 있거든 너는 그를 도와 거류민이나 동거인처럼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하되 너는 그에게 이자를 받지 말고 하나님을 경외하여 네 형제로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할 것인즉”(레 25:35~36)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자유와 평등한 사회를 가로막는 요인을 부채와 토지로 꼽았다. 사실 부채는 빈익빈 부익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불평등의 온상이 됐다. 빚은 양극화를 더욱 벌어지게 만들고 단단하게 굳혔다. 때문에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부채탕감을 선포했다.
이스라엘 백성들 중 채무자는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에 자신이 빌렸다가 갚지 못한 돈 전액을 탕감 받았다. 가난한 이웃을 방치하거나 궁핍하게 내몰면 하나님은 엄하게 채찍을 들었다. 가난한 이웃은 수치로 알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부채탕감에서 채권자들에게 강한 의무감도 제시했다. 채권자가 7년마다 돌아오는 빚 면제를 우려해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 실천대책으로 첫째 이웃이 가난하여 생존에 위협을 받거나 생활고를 겪으면 반드시 돈을 빌려주라고 했다. 그것도 넉넉하게 빌려 주라고 했다. 담보물을 잡거나 보증은 세우지 말도록 못박았다. 특히 빚 독촉마저도 금지했다. 돈 갚으라고 다그치지 말라고 했다. 또 채권자는 돈을 빌려 줄 때 절대로 아끼는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 믿음과 사랑으로 돈을 꿔 주도록 가르쳤다.
여기다가 고엘 제도를 두었다. 이 제도는 채권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제도이다. 채무자들은 형제자매들과 우애 넘치는 연대 관계를 맺도록 권유했다. 이 제도는 채무자가 돈을 못 갚을 경우 형제자매들이 나서서 대신 갚을 수 있다. 고엘 제도로 인해 채권자는 신뢰와 사랑으로 돈을 빌려주었다. 상부상조의 공동체를 만들어 백성들이 안정과 평화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부채탕감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오늘에 견주면 다소 어색한 구석이 많다. 자본주의 경제는 돈이 인체의 혈액이나 마찬가지이다. 여윳돈은 필요한 사람에게 잘 공급돼야 하는 법이다. 돈이 잘 돌아야 한다. 또 부채도 자산이라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정부가 빚을 지는 게 일반적이다. 여윳돈은 필요한 쪽을 찾아 잘 흘러 들어가야 경제가 발전하고 살림살이도 커진다.
부채탕감은 여윳돈의 불신을 키울 우려가 크다. 채권자가 빚 탕감 등으로 돈을 떼일 우려가 엿보이면 대출 창구를 닫을 가능성이 짙다. 금융시장은 마비되고 돈이 잘 돌아가지 않게 된다. 돈을 가진 사람의 속성이 그렇다. 여윳돈은 항상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관리한다. 채무자 또한 문제가 많다. 부채탕감은 도덕성 해이를 불러올 수도 있다. 남의 돈 빌려서 안 갚아도 되는 풍조가 널리 퍼지면 이 또한 경제 불신을 가져온다. 특히 빌린 돈이 생산적으로 쓰이지 않고, 소비로 탕진했다면 사회 정의에도 맞지 않다.
부채탕감은 이웃 사랑이다. 사회를 지키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금융 제도이다. 채무자는 경제적으로 병자다. 빚 면제는 잠시 벼랑 끝에 몰린 경제 환자에게 특효약이다. 이들이 치유되면서 사회도 건강해지고 경제도 나아진다. 문제는 부채탕감제도의 만연화와 도덕성 해이에 있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절대빈곤 시대의 낡은 말이다. 국가는 신용불량자나 한계기업에 구제자금을 넣고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야 한다. 파산까지 내몰린 빚쟁이한테 사회는 구제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정부 돈 풀더라도 회생의 길을 터 주어야 한다. 각종 경제 범죄를 방지하고 사회발전과 경제의 안정 및 회복을 위해서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cnews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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