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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와 한국 교회
(CBS논평, 2022.9.30. /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세계가 온통 뒤숭숭합니다. 푸틴의 야욕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공공연하게 핵 공격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나토에게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전쟁 그 자체와 다름없고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이 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의 각축은 대만 사안을 두고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는 더 꼬이고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사안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욕설 및 비속어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정치 무능이 여론 조사에서 전면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기겁할 정도고 삶은 팍팍하기 그지없습니다.
반가운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 초에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는데 이제 실내 착용도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완전 종료는 아닐지라도 독감 정도로 마무리되리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 누구나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두고 깊이 성찰하며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교세가 회복되는 일입니다. 출석 신자 수와 재정을 추스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급합니다.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러나 이 목표가 최종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 교회는 코로나 발발 이전에 이미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얘기하고 있는 사회적 신뢰도 하락은 그때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엔데믹 시대의 교회가 어떠해야 하느냐에 관해서 근본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성찰하고 전망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을 몇 가지 생각해 봅니다.
먼저, 교회의 ‘사회적 관계성’이 중요하지만 이 사안이 걸려 있는 뿌리를 먼저 처절한 심정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성경에 근거한 ‘신앙적 정체성’ 말입니다. 한국 교회가 과연 교회다운가를 정직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교회의 거버넌스, 곧 의사 결정에 관련된 제반 구조를 심도 있게 점검하고 개혁해야 합니다. 감독제든 대의제든 각 교단과 교계 단체의 전통과 상황에 따라 투명하고 건강한 거버넌스 구조로 바꿔야 합니다.
또 하나, 한국 교회의 시야가 오늘날의 세계 전체를 포괄하도록 넓어져야 합니다. 기후 위기와 자연 재해, 전쟁과 기근과 질병,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여러 문제 등이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와 삶에 구체적으로 들어가도록 신앙의 폭이 넓어져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문명사적 변화의 시기에 역사 변동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성서적인 모습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씨비에스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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