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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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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48]고용경영인 = 아브라함의 종
김민홍 주간<기독교> 2021.08.17
“이삭 아내 리브가 찾아 나홀까지 감
3세 경영시대엔 전문경영인을 요구해”
별은 꿈이다. 하늘의 별을 따서 가슴에 품는 꿈은 희망이다. 우리는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면서 미래를 설계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별은 길을 환하게 비추어 주었다. 별은 꼭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다. 매년 인사철이 되면 숱한 별이 뜨고 진다. 기업도 그렇다. 이사로 승진하면 별 하나를 달았다고 한다. 군인으로 치면 준장이다. 사장까지 올라가려면 별을 계속 더 달아야 한다.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치면서 별은 숫자가 늘어난다. 직장인들은 사장 자리가 최종 목표다. 입사 초 동기생은 수백 명이 넘는다. 그중에서 사장으로 발탁되면 영광이다. 직장인들의 별은 전문성이다. 별은 어떤 분야에서 업무능력이 탁월하고,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이사의 정점은 대표이사 사장이다. 입사동기생 중 한 명 나올까 말까다. 아예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수가 허다하다. 오너인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야만 오를 수 있는 자리이다. 이들을 고용경영인이라고 부른다. 그 기업의 주인은 아니지만 경영관리를 책임지는 경영자이다. 오너의 위임을 받고 전문적 기능을 행사하는 최고 경영자라 그렇게 부른다. 고용경영인은 신입사원 시절부터 검증과 평가를 받아 임명된다. 거의가 그 기업의 핵심 인재들이다. 오너 경영자와 일심동체이다. 그 기업의 창업정신과 기업문화 그리고 주인의식이 확고한 인재가 발탁된다. 때로는 주인행세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이념은 고용경영인의 몸엔 배인 핵심가치이다.
아브라함에게는 고용경영인 격인 늙은 종이 있었다. 그 종은 아브라함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하란에서 출발할 때부터 데리고 나온 종으로 보인다.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로 추정된다. 아브라함은 엘리에셀을 한때 상속자로 생각했을 정도로 두텁게 신임했다. 늙은 종은 아브라함 집 모든 소유를 맡아 관리했다. 책임감과 충성도 높은 청지기이다. 특히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아브라함을 따르는 성실한 일꾼이다. 아브라함은 늙은 종에게 며느리 고르는 임무를 맡긴다. 단 두 가지 조건을 달았다. 첫째 고향 땅에 가서, 같은 족속의 여자를 선택할 것을 부탁했다. 가나안 땅 여자는 제외했다. 아브라함은 며느리 선택조건을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고향 사람’을 첫째로 꼽았다. 이는 아브라함의 핵심가치이다.
아브라함은 여기다 한 가지 조건을 더 보탠다. 며느릿감 구하는 길엔 이삭을 동반하지 않도록 했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식구를 며느리로 구할 작정에서 그랬다. 고향 땅 여자 중에서 이삭의 얼굴도 보지 않고 시집올 여자이면 하나님이 점지하는 여인으로 믿었다. 늙은 종은 이튿날 나홀성(도시)으로 갔다. 이 성은 메소포타미아 북서쪽에 위치했다. 나홀은 아브라함의 할아버지 성함이다. 성읍의 이름이 나홀인 점을 미뤄보면 아브라함 선대는 메소포타미아 지방 일대 상당한 세력가로 보인다.
늙은 종은 성을 들어가서 우물가로 오는 리브가를 만났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손녀뻘이다. 아브라함 친동생 나홀(조부와 성함 같음)은 밀가와의 사이에 아들 브두엘을 낳는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 그리고 이삭과는 사촌형제이다. 브두엘의 딸이 리브가이다. 말하자면 리브가는 아브라함이 할아버지이다. 동시에 이삭 입장에서 보면 리브가가 오촌 조카이다. 당시 유대인은 근친결혼이 하나의 관례였다. 리브가에게는 오빠가 있었다. 이 오빠가 바로 라반이다. 라반은 늙은 종의 영접을 맡았다. 늙은 종은 자신이 나홀에 온 목적과 하나님이 우물가에서 리브가를 만나게 해 준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늙은 종은 아브라함의 며느리 선택조건을 자세히 말했다.
라반과 브두엘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리브가는 그렇지 않았다. 늙은 종의 충실하고 진지한 설명에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한다고 믿었다. 나홀 집안 어른들은 그 자리에서 결혼 결정을 내렸다. 리브가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결혼 결정을 받아들인다. 늙은 종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튿날 리브가와 함께 아브라함 캠프로 출발했다. 리브가는 얼굴도 본 적 없는 남편을 찾아 고향을 떠났다. 이는 대단한 용기이자 결단이다. 아버지나 오빠 라반의 강요가 전혀 없었다. 리브가의 강인함 모습이며, 하나님을 믿는 순종의 자세이다. 이삭은 헤브론 동쪽 약 110키로 미터 떨어진 사라의 장막에서 리브가를 만났다. 이삭은 남쪽 네게브에 있다가 리브가를 맞이하러 장막으로 올라왔다.
늙은 종은 아브라함의 핵심가치를 잘 지켰다. 기업의 오너는 고용경영자에게 전권을 맡기면서 보이지 않는 조건을 준다. 자신이 지켜온 ‘핵심가치와 문화, 창업정신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영’을 하도록 바란다. 이 점은 고용경영자들이 갖는 한계이다. 만약 고용경영자가 인사, 투자 등 경영전략을 세울 때 이 기준을 지키지 않겠다면 그날로 인사조치 당한다. 그런데 기업 환경이 바뀌었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오너의 창업 경영주들이 거의 타계했다. 이제 2세 경영을 거쳐 3세 경영이 활발하다. 삼성이 그렇고 LG, SK, 한화, 두산 등도 마찬가지이다. 창업주가 거느렸던 고용경영자들도 거의 수명을 다했다. 그렇다고 그다음 수순인 전문경영인 체제 문턱은 들어서지 못했다. 우리 기업풍토가 전문경영인들이 뿌리를 내리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한국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하자면 기업경영 혁신이 절대적이다. 그 첫 단계가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이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국제화, 전문화되는 시대에 접어들수록 더욱 그렇다. 전문경영인들은 그 분야에서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급이다. 산전수전 다 이겨낸 명장들이다. 시대가 전문경영인을 찾고 있다. 전문경영인이야말로 재계 진정한 스타들이다.
김민홍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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