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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1. 수많은 스포츠 종목들 중 야구를 가리켜 흔히 '인생'에 비유한다.
실제로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순간이나 장면들이 자주 펼쳐진다.
(그동안 내가 정리한 경구만 해도 수십 가지는 된다.)
예를 들자면, 야구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고 한다. 반대로, 기회를 못 살리면 위기가 온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이 말은 한 조직이나 국가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왔을 때 잘 잡아야 혹은 살려야 한다.
기회를 잃어버리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
2. 지난 일년 간 내가 가장 많이 했던 말, 혹은 가장 많이 썼던 글을 대별해보니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선거 전에는)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대한민국에 큰 위기가 올 것이다. 그러니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둘째, (선거 후에는) 윤석열 체제를 이대로 놔두면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 일 년 간 나는 줄기차게 이 말을 해왔다.
물론 내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3. 나는 지금도 지난 3월 9일에 치러진 20대 대선 결과가 무척이나 아쉽다.
순화해서 표현해서 '아쉽다'이지, 실제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참담하다'에 더 가깝다.
만약 20대 대선 결과가 달랐더라면,
대한민국은 세계 7위 권 안으로 가는, 더 나아가 어쩌면 2030년에 세계 5위 권으로 갈 수 있는 든든한 초석을 닦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을지 모른다.
사실 우리나라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난제는 심각한 '저출생'과 창의적 노동인구의 부족, 그리고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는 노령층 복지 예산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즉 안정적인 복지망을 유지-확충하면서, 어느 정도 일정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한국사회 전반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하지만, 그 일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어쩌구니 없게도 무지한 지성과 무능한 역량과 불량한 양심을 가진 자들이 정권을 잡았다.
국가적으로 '큰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4. 역시나, 기회를 놓친 후 위기가 찾아왔다.
물론 이번 위기는 대한민국만 겪는 위기는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의 후유증으로 인해, 거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위기다.
글로벌 위기라는 점에서, 그리고 세계 각국이 힘을 합해 문제를 해결하려기 보다는 '국가적 각자도생'을 추구한다면 점에서, 이번 위기는 자칫 '미증유'의 위기로 발전할 수도 있다.
즉 현재 지구촌 가족은 엄청난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대 대선 결과가 달랐더라면, 우리는 향후 2년 정도는 현재의 위기를 관리하고 대처하는 동시에, 앞으로 한국사회를 크게 혁신하는 쪽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수순에 돌입한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는 것인지, 밖에서 새는 바가지가 안에 들어와서도 새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안팎으로 연달아 사고를 치는 대통령을 뽑아놓은 까닭에,
환율, 주식,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치고, 공공요금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며, 서민들의 삶은 점차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지금 이 나라는 고작 '날리면' 타령으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다.
기회를 잃은 것도 모자라, 기회를 상실한 뒤에 찾아온 위기를 스스로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5. 요즘 나는 과연 2년 후에 우리나라의 꼴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문득 문득 모골이 송연해질 때가 있다.
그만큼 국가적 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작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특히, 내 주변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서인지 몰라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참 태평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여전히 교인들끼리 모여서 커피 마시는 사진들, 경치 좋은 곳을 배경삼아 올리는 사진들, 그저그런 큐티 내용을, 찬양 가사들, 서로 품앗이처럼 주고 받는 사회 생활용 덕담들, 그게 그들 관심사의 거의 전부다.
참으로, 이 세태가 안타깝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나는,
첫째, 윤석열을 절대 대통령으로 뽑지 말라고 수없이 외쳤으며,
둘째, 지금이라도 특단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앞으로 큰 일이 날 수도 있다고, 외쳤고, 지금도 외치는 중이다.
여러분이 내 말을 듣든지 안 듣든지는 솔직히 이제 상관없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언젠가 뒤를 돌아보면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이다.
김요한 202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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