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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1. 과거에 대한민국 종교 지형도를 말할 때 흔히 '기천불'이란 표현으로 시작하곤 했습니다. 즉 기독교, 천주교, 불교 세 종교가 대한민국의 3대 대주주 종교란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기독교는 엄밀히 말하면 '개신교'를 뜻합니다.
2. 카카오가 공짜 문자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대한민국 개신교는 무서운 속도로 '카톡교'로 변질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이 안부나 공지 사항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통로뿐 아니라 가짜 뉴스의 주요 매개체가 되면서 개신교 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 데서 비롯된 오명이었습니다.
3. 솔직히 카톡으로 유포되는 가짜 뉴스를 누가, 어떻게 생산하는지는 아직 정확한 자료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파-수구 개신교 집단에서 카톡을 이용해서 이런 가짜 뉴스를 적극 유포하는 것만은 100% 사실입니다.
4. 수구 우파 개신교 집단에서 카톡을 통해 적극 공유하고 유통하는 가짜 뉴스는 대개 한국의 진보측을 가리켜 빨갱이로 몰거나, 동성애와 연결하여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제거와 타도를 선동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이를 통해 오롯이 정치적 이득을 얻는 집단은, 한국 우파 진영의 정치인뿐 아니라 교회 권력을 사유화하고 자신들의 부정을 은폐하려는 종교인들 자신입니다.
5. 저는 개인적으로 카톡 서비스가 없어지거나, 무료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춰 유료로 전환하기만 해도, 공짜 서비스망을 이용하여 가짜 뉴스를 유통하는 것을 종교적 신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행동 반경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가짜 뉴스와의 전쟁은 한국사회를 건강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중요한 과제일 뿐 아니라, 종교적인 관점에서 표현한다면 우리 시대 한국 교회의 매우 중대한 '영적 전쟁' 중 하나라고 봅니다.
6. 기독교(개신교, 가톨릭, 그리스 정교, 성공회 등)에서는 축사 혹은 축귀 사역을 적극 인정합니다.
축귀란 귀신을 축출하는 것을 뜻합니다.
7. 신약성경 사복음서를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귀신을 내쫓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축귀 사역, 즉 영적 전쟁이 사복음서마다 약간씩 강조점의 변화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8. 흔히 가장 일찍 쓰인 복음서로 알려진 마가복음의 경우 예수가 행한 축귀 사역은 말 그대로 사람에게 침투한 귀신을 쫓아내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마가복음 이후로 쓰인 마태와 누가복음의 경우 마가복음의 축귀 사역 기조가 유지되지만 횟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띱니다.
9. 사복음서 중 맨 마지막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요한복음의 경우, 예수가 귀신을 직접 내쫓는 장면이 전혀 안 나온다는 면에서 마가, 마태, 누가복음과 차이를 보입니다.
그 대신 요한복음서는, 예수가 사탄 혹은 귀신과의 전쟁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항상 '거짓말'을 경고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요한복음이 기록될 당시 초기 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영적 싸움의 주제 혹은 신학적 과제가 '진리(실) 전쟁'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의 저자는 사탄을 '거짓말의 아버지'라고 규정하며, 사탄에게 속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 역시 '거짓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10.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 교회가 아무리 예배 시간에 뜨겁게 찬양을 부르고 기도를 해도, 일상에서 카톡을 이용해 가짜 뉴스를 유통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한, 교회가 진리의 공동체가 아니라 사탄의 앞잡이 내지 노예에 불과합니다.
한국 교회가 크게 반성하고 회개해야 할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어제 오늘 카카오의 서버에 이상이 생겨 카톡 서비스가 중단된 것을 계기로 평소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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