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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바의 한
사무엘 하 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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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어려운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폐족의 힘없는 이를 대상 삼은 것은 해서는 안 될 국가의 폭력입니다. 이런 다윗을 과연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스라엘의 기근이 풀린 것은 기브온 사람의 억울함이 풀렸을 때가 아니라 리스바의 한이 풀렸을 때입니다(삼하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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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하고 치열한 세상에 살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를 현실에 적용하며 그 나라를 지금 여기서 살아내려는 거룩한 의지를 가진 그리스도인 위에 주님의 함께하심을 빕니다.
중세는 권력화된 교회가 세상을 움직이던 시대입니다. 하늘나라의 모델하우스를 자처하는 교회는 왕의 권력을 능가하는 우월적 지위로 세상을 쥐락펴락하였습니다. 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14세기 페스트가 전 유럽에 창궐하여 인구의 30%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세계 인구를 4억 5천만 명 정도로 추정하는데 1억 명 정도가 희생된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 입구 열쇠를 쥔 교회도 페스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권력은 책임을 동반하는 법입니다. 페스트의 발병 원인을 알지 못하던 시대에 교회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교회가 페스트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페스트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유대인과 거지와 한센병자와 나그네를 페스트의 주 전파자로 몰아 집단 학살하였습니다. 무서운 광기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교회에서 따뜻한 사랑과 반듯한 지성은 사라지고 무서운 광기가 가득했습니다. 마녀사냥과 종교재판과 채찍 고행단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약자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여성, 특히 돈 많은 과부와 아이들과 유대인은 아주 좋은 대상이었습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반신앙의 일을 자행하였습니다. 누구도 이 광기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에 흉년이 3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백성이 평안하지 못하면 지도자의 마음도 애타는 법입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기근의 이유를 물었더니 “사울과 그의 집안이 기브온 사람을 죽여 살인죄를 지은 탓이다”(삼하 21:1 새번역)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에 다윗은 사울의 첩 리스바가 낳은 두 아들과 사울의 딸 메랍이 낳은 다섯 아들을 기브아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그들은 사울의 핏줄들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불편합니다. 내가 믿음이 없어서일까요? 은근히 이런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아니, 하나님은 본래부터 기브온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가나안 원주민을 진멸하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기브온 사람들이 여호수아를 속여 화친을 맺었습니다. 게다가 성경에는 사울이 기브온 사람을 학살했다는 다른 기록이 없지 않습니까?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라는 것입니까? 주님도 불편하시겠지만 저도 답답합니다.”
어쨌든, 다윗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어려운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폐족의 힘없는 이를 대상 삼은 것은 해서는 안 될 국가의 폭력입니다. 이런 다윗을 과연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스라엘의 기근이 풀린 것은 기브온 사람의 억울함이 풀렸을 때가 아니라 리스바의 한이 풀렸을 때입니다(삼하 21:14).
하나님, 역사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반종교적인 일을 서슴치 않았음을 반성합니다. 지금도 동성애와 난민 문제로 그런 일을 획책하는 이들을 꾸중해주십시오. 지금 자행되는 국가의 폭력도 막아주십시오.
찬송 : 546 주님 약속하신 말씀
https://www.youtube.com/watch?v=kZyqG7oC94I 2022. 10. 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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