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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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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층 아파트 5층에 삽니다.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대개 승강기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지난 10월에 승강기 교체 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 기간이 어머니가 우리 집에 계신 기간과 겹쳤습니다. 아내가 관리실에 전화를 해서 사정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음의 말은 관리실 여직원의 말입니다.
"어머, 그러시군요. 휠체어를 이용하는 90 넘은 노인이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면 꼼짝할 수가 없겠군요. 고국에 오랫만에 오셨는데 친척들도 만나보고 나들이도 하셔야할텐데... 어쩌지요? 제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파트 다른 동부터 공사를 먼저 할 수 있는지 알아 볼께요. 만약 안된다면 어머님을 저희 집으로 모시면 어떨까요?"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우리 동 승강기 교체공사는 전체 공정 중에 제일 늦게 잡혔고요. 어머니는 계시는 마지막 3일간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했답니다. 한번은 김 집사가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여 업고 내리고 오르려 하였는데 최씨가 백씨 고집을 이기지 못하더군요. 결국 우리 어머니 스스로 계단의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셨지요. 관리실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노인들을 위해 중간중간에 의자를 마련해두었더라구요. 어머니는 그 의자에 앉아 다리 쉼도 안하고 올라오셨어요. 물론 우리 어머니, 밤새 끙끙 앓으셨고요. 저는 동네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여드렸는데... 우리 어머니 거짓말도 잘하세요.
"최 목사가 사다 준 파스 붙이니까 다 나았다. 기도발인가?"
어머니는 어제 시드니에 무사히 도착하셨답니다. 감사하게도 가족과 친척들, 지인들에게 기쁨 가득 남겨주고요. 지금처럼만 건강하시면 내년에 다시 오실 수 있으니 제발 식사 잘하시라고 여러차례 말씀드려렸지요.
그나 저나 관리실 여직원에게 커피 쿠폰이라도 선물해야할까봐요. 고맙잖아요? 우리는 이런 아파트에 삽니다. 우리 나라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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