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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311-11.7】 스러져 가는 것들
지난 9월 23일에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 두 개를 누군가가 대문 옆 담장 위에 올려놓은 것을 사진으로 찍고 잊어버렸었다. 오늘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 눈에 그 감이 들어왔다. 아, 감은 약 50일이 지나면 이런 모습으로 스러져 가는구나!
사진 한 장 찍고 집으로 들어왔다. 앞으로 내 눈에 또 들어온다면 그때는 더 작아진 모습이거나 아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일지도 모른다. 2022년에 저 담장 위에 감 두 개가 얹혀 있었다는 사실은 영원히 망각 속으로 지워지는 것이다.
윤동주 시인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고 했다. 가만히 내 주변의 사물들을 살펴본다. 그러니까 사물 하나하나엔 내가 알 수 없는 무수한 사연들이 스며들어 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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