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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사살의 길
다니엘 5:17~31
비록 세속의 가치와 질서의 세상에 살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그리워하며 하나님의 다스림과 평화의 나라를 사모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동행하심을 기원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온갖 더러운 짓도 마다할 수 없는 형편을 이르는 속담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먹고살 만해져도 소유욕이 그치지 않는 존재입니다. 남보다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차지하려는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쌓기를 그치고 나누기를 실천하는 종교인조차도 쉽잖습니다.
다니엘은 벨사살로부터 연회에서 일어난 자초지종을 듣고 먼저 왕이 제공하겠다는 후사를 한마디로 거부합니다. “왕의 예물은 왕이 친히 가지시며 왕의 상급은 다른 사람에게 주옵소서. 그럴지라도 내가 왕을 위하여 이 글을 읽으며 그 해석을 아뢰리이다”(단 5:17). 자신이 땅의 욕망에 메인 존재가 아니라 하늘의 가치를 따라 사는 영의 사람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어서 다니엘은 선왕 느부갓네살을 소환합니다. 느부갓네살은 임의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완악하고 교만한 그의 왕위는 폐위되어 한동안 들짐승처럼 지냈습니다. 벨사살은 이런 사실에서 교훈을 얻었어야 하는 데 도리어 한 수 더 떠 예루살렘 성전 기물로 술을 마시며 하늘의 주재를 대적하였습니다. 다니엘이 그런 벨사살을 향하여 강하게 책망하였습니다. 예언자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절대 권력을 쥔 군주를 책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요즘 같은 주권재민 시대에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교인은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지혜자로서, 하늘의 질서를 따라 세속 권력의 오류를 지적하고, 불의와 교만을 책망하며, 솔선수범의 도덕심과 따뜻한 인류애에 기반한 공의를 실천하도록 격려함이 옳습니다. 그래야 건강한 종교입니다. 만일 종교가 할 말을 하지 않는다면 타락하였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 시대 많은 교회가 세속 권력을 향하여 쓴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쓴소리하는 이들을 불온하다고 손가락질합니다. 정치와 사회와 경제와 교육 부문에서 하늘의 가치를 반영할 줄 모르는 교회를 과연 기독교라고 말해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단 5:25)은 ‘왕을 저울로 달았는데 무게가 모자랐다. 그래서 왕의 나라가 둘로 나뉠 것이다’는 뜻입니다. 교만하고 어리석은 벨사살 왕도 예언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자신을 향해 쏟아내는 다니엘의 신랄한 책망을 묵묵히 수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을 환대하여 높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날 밤에 살해되고 나라는 메데와 파사에게 넘어갔습니다. 돌이키기에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 지도자가 벨사살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여 마음이 아픕니다. 취임한 지 6개월이지만 하는 일마다 분란을 만듭니다. 못한다고 하면 전 정부에 책임을 넘깁니다. 원칙도 없고 철학도 없고 실력도 없습니다. 게다가 교만하고 방자합니다. 정녕 ‘벨사살의 멸망 길을 가려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 무도한 권력이 회개하기를 촉구합니다. 돌이키는 은혜를 주십시오. 돌이키기에 시간이 늦지 않기를 빌 뿐입니다.
찬송 : 69 온 천하 만물 우러러 https://www.youtube.com/watch?v=lJ9CVfdT1ik
2022. 11. 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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