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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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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55] 위장취업 = 후새
김민홍 주간<기독교> 2021.10.20
운동권서 신분 감추고 취업해 노동운동
다윗 핵심 부하들 피난 않고 허위 귀순
영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TV프로그램이 있다. 채널4에서 제작 방송됐는데, 제목이 《언더커버 보스》(Undercover Boss)이다. 대기업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회사에 일용직 사원으로 취업해 노동자들의 일상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몰래카메라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인데 인기를 모았다. 실제로 노동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위장취업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위장취업의 원조격이다. 위장취업은 70년대 초엽부터 존재했다. 운동권에 위장취업이 본격적으로 상륙한 때는 75년 민청학련 사건 이후이고, 80년대 들어 사회 이슈로 제기됐다. 유신말기와 전두환 정부에서 운동권은 투쟁 현장을 바꾸었다. 산업체와 도시 빈민촌에 뛰어들어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해결에 앞장서고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나섰다. 당시 운동권내부는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위장취업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일으킨 계급운동이다.
이 바람에 노동현장은 노학연대가 절정을 이루었다. 이중 구로공단 동맹파업은 산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공단 내 대우어패럴, 효성물산, 선일섬유, 가리봉전자 등 파업에 운동권이 가세했다. 당시 위장취업자만 1천 명을 넘었다. 위장은 남을 속이기 위해 원래 자신모습이나 태도를 드러내지 않고 감추거나 꾸미는 행동이다. 위장은 행동을 한 사람이 이익을 보고,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다. 아무리 선의로 했던 행동이라 해도 위장은 상대방을 속였다는 점에서 실정법 위반이다. 사기범죄에 해당한다.
다윗왕은 평생에 걸쳐 절친 두 명이 있었다. 요나단과 후새이다. 요나단은 다윗이 왕의 자리에 오르도록 도왔다. 후새는 쿠데다로 쫓겨난 다윗의 복권에 큰 힘이 됐다. 후새는 압살롬 반란으로 다윗이 망명길에 나설 때 반대로 예루살렘 궁전으로 찾아 들어갔다. 다윗은 피난 길에서 후새를 만나자 압살롬한테 위장귀순을 부탁했다. 후새는 다윗왕을 위해 쿠데다 정부에 위장취업 했다.
다윗은 피난길에도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왕권은 되찾을 요량에서 곳곳에 심복을 심는 정보시스템을 만들었다. 후새는 압살롬 최측근 심장부에 배치했다. 후새와 다윗의 연결은 제사장 사독과 아비아달을 맡았다. 사독과 아비아달은 다윗의 계책에 따라 법궤를 핑계로 대고 예루살렘 성으로 되돌아갔다. 다윗은 예루살렘 정보를 전해 줄 최종 보고자로 아비아달 아들 요나단과 사독 아들 아히마아스를 배치했다. 이들은 예루살렘 성 바깥에 에느로겔 샘터에 대기하다가, 사독과 아비아달의 여종과 접선했다. 이 여종이 성안 정보를 두 아들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압살롬은 예루살렘 궁에서 후새를 보자 주저했다. 다윗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 앞으로 나온 후새가 미심쩍었다. 압살롬은 왜 아버지를 따르지 않았느냐고 후새에게 물었다. 후새의 대답은 이랬다. “하나님이 예루살렘에 계시고 백성들이 압살롬을 왕으로 인정하므로 남았다.” 후새는 압살롬의 정통성을 추켜 세웠다. 압살롬은 도망가는 다윗왕을 두고 작전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아히도벨과 후새가 서로 엇갈린 계획을 주장했다. 아히도벨은 다윗의 작전참모로 뛰어난 전략가다. 아히도벨은 다윗에게 앙심을 품었다. 그것은 밧세바가 그의 조카였기 때문이다. 우레아장군이 전사하고, 조카의 가정이 파괴되는 바람에 다윗에게서 돌아섰다. 아히도벨은 지금 당장 다윗을 추격하자고 주장했다. 반면에 후새는 추격을 멈추고 훗날을 도모하자고 주장했다. 그 전략으로 ‘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압살롬 편으로 만든 후 다윗을 치자고 했다. 이스라엘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다윗과 전면전을 벌이자는 것이다. 이는 압살롬 맘에 딱 들었다.
사실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왕이 두렵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다윗이 쫓기는 마당이지만 반격할까 겁을 냈다. 그것은 다윗이 백전노장인데다가 전략전술의 귀재여서다. 과거 사울왕 시대 그 숱한 위기에서도 다윗이 거뜬히 극복해 낸 사실을 잘 알기에 후새 말이 더 솔깃했다. 후새는 압살롬이 왕의 2세로서 갖는 취약점인 허영심과 아버지 컴프렉스 등을 교묘하게 건드렸다. 압살롬은 후새의 위장 계책에 넘어갔다. 반면 다윗은 피난 중 예루살렘 궁전 작전회의를 훤히 알았다. 비상연락망으로 실시간 작전정보가 전해졌다. 해서 다윗은 비교적 안전하게 요단강을 건넜다. 아히도벨은 자신의 계책이 좌절되자 집으로 돌아가 조용히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결국 압살롬은 다윗과 전면전에서 요압 장군 손에 죽는다. 다윗왕가의 비극이다.
우리사회는 운동권에만 위장취업이 있었던 게 아니다.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신분을 속이고 위장취업도 했다. 또 기자들은 병원에 가짜환자로 입원하고, 학교나 종교계 등에도 취재를 목적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여기자는 룸살롱까지 뛰어들어 업계 비리를 생생하게 취재했다. 최근 정당에도 위장당원 논란이 일었다. 돈이 춤을 추는 시장에도 위장이 성행한다. 또 위장전입은 아파트청약 등 재테크의 주요한 수단으로 쓰였다. 압축 성장시대 국민들은 위장전입에 범죄의식 자체를 가지지 않았다. 기업들도 그랬다. 위장지분을 애용했다. 이는 적대적 기업인수 때 써 먹는 방식으로 전문용어로 파킹이라 한다.
위장은 가짜행동이고 사기성을 동반한다. 위장은 사회는 물론 경제생활에 혼란을 주고 건강성을 해친다. 위장은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추방돼야 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는 그리 오래 생존할 수 없다. 위장은 한 차례 속일 수 있어도 거듭될 수 없고 법망이 그리 느슨하지 않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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