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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도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이게 없다면 그 기도는 쓸모없게 됩니다.
가장 우선되는 것은, 기도는 ‘하나님의 약속’(promissio Dei)이라는 사실입니다. 참된 기도는 이 약속 위에 서 있습니다. 만일 하나님의 약속이 없으면, 우리 기도는 아무 가치도 없고, 응답을 구할 자격도 없게 됩니다.
둘째, 기도는 필요한 것 또는 간절한 요청이어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마음이 여기저기 흩어 있으면 안 됩니다. 이 모든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의 약속에 집중시키십시오. 이것을 ‘마음의 모음’(animi collectio)라고 부릅니다. 마음이 모이지 않으면 기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기도문이 수록된 소책자를 읽거나 의미 없이 반복하는 묵주기도와 사제들의 형식적인 기도문 낭독은 기도가 아닙니다. 거기에는 마음이 모이지도 않았고, 무언가 얻고자 하는 열망하는 마음이 반영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셋째, 기도할 땐, 응답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곧 기도의 응답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의 잘남이나 훌륭하고 멋진 기도 때문이 아니라, 오직 ‘응답해 주겠다’라는 당신 자신의 약속 때문에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당신이 하신 말씀과 약속에 신실하십니다.
넷째, 기도는 전심으로 해야 합니다. 두 마음이거나 건성으로 해도 안 됩니다. 어떤 사람이 멀리서 배나무에 돌을 던져 열매를 얻을 심산으로 장난질하는 것과 다릅니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이 약속한 것을 우롱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간구한 것을 얻지도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화를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기도는 예수님이 명령한 것이기에 그분의 이름으로 해야 합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요 16:23),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마 7:7). 그분의 권위를 인정하고, 모든 것 이상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며, 그분 앞에 나와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응답 없는 기도는 없습니다(non protest non fieri exauditio). 하늘 아버지는 우리의 중보(instrumentum)이신 아들을 통해 이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아파합니다. 그분이 멀리 하늘에 있더라도, 우리의 간구와 탄식을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된 양, 대신 기도해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나에게 무엇이든 말하라! 거절할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땅에서 하나님 아들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하나님의 아들은 하늘에서 내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이로써 그리스도의 의는 나의 것이 되고, 나의 죄는 그리스도의 소유가 됩니다. 이것은 분명히 ‘공평하지 않은 교환’입니다. [하지만, 우리 편에선 ‘행복한 교환’입니다.] 이제 나의 죄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라지고, 그의 거룩함이 나를 정결하게 합니다. 그 결과 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
In: Martin Luther, WA 4,62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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