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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다니엘 10:10~21
비록 세속의 가치와 질서의 세상에 살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그리워하며 하나님의 다스림과 평화의 나라를 사모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동행하심을 기원합니다.
다니엘이 환상을 본 후의 상태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사뭇 비장합니다. “그때에 나는 힘이 빠지고, 얼굴이 죽은 것처럼 변하였으며, 힘을 쓸 수 없었다”(단 10:8 새번역). “나는 정신을 잃고 땅에 쓰러졌다”(단 10:9 새번역). 다니엘이 본 계시는 평소의 다니엘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영적인 충격이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계시는 받는 자의 형편과 수준에 맞추기보다 계시자의 의도가 담기게 마련입니다. 계시를 자신의 수준과 요구에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신앙은 타성화됩니다. 자신의 신앙 지식을 절대화하면 종교는 직업화되고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교회가 세상을 아우르는 능력을 상실한 이유,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세속화하는 이유, 소아병적 태도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조심스럽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를 담기에 우리의 그릇은 너무 옹졸합니다. 그릇이 작은 게 죄는 아닙니다만 다니엘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자만하고 무지합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계시를 품기에 한없이 모자라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힘이 빠져 실신하기까지 하였지만 우리는 신학교 3년 공부한 것으로 온갖 진리와 계시를 다 터득한 것처럼 교만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는 자신만만합니다. 이 시대 교회는 그 자신감 하나로 본질을 잃고 소임을 잊고있지는 않은가요?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벙어리처럼 엎드려 있었다”(단 10:15 새번역). 영적인 삶에도 과부하는 있기 마련입니다. 감당할 능력을 초과한 영적 환상을 보고 괴로워하며 실신하는 다니엘의 모습은 차라리 정직합니다.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영적인 비밀,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계시 앞에선 다니엘은 주춤했고, 스스로 한계를 절감하였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일하실 차례입니다. “사람처럼 생긴 이가 다시 나를 어루만지시며, 나를 강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가 말하였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평안하여라. 강건하고 강건하여라’”(단 10:19). 하나님이 개입하시자 다니엘은 힘을 얻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중세교회 전통에는 ‘수호천사’가 있습니다. 수호천사는 모든 사람을 선으로 이끌고 악으로부터 보호하는 천사입니다. 다니엘서에 의하면 수호천사는 개인뿐만 아니라 각 민족과 나라에도 있습니다. 지상의 전쟁은 하늘에 있는 천사들의 싸움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은 이방 민족 천사들의 공격을 받기 때문으로 언급합니다. 다니엘서에는 계시의 비밀을 깨닫게 하는 천사로 가브리엘을(단 8:16, 9:21), 그리고 이방 천사와 싸우는 천사장 미가엘을 언급합니다. 가브리엘과 미가엘이 다니엘을 후원합니다.
하나님,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겸손에 이르기를 다시 다짐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밑천 삼는 종교 직업인이 아니라 겸손하게 한계를 인정하고 주님의 도우심을 기다리는 종이 되겠습니다.
찬송 : 354 주를 앙모하는 자 https://www.youtube.com/watch?v=Wf5vKfv7tmI
2022. 11. 22 화
댓글 '1'
김봉진 목사
다니엘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를 통해 강건함을 얻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듣습니다.
- 응답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큰 이상과 음성에 압도되어 잠든 다니엘을 깨워 일으키십니다. 그 손길 덕에 다니엘은 겨우 힘을 얻어 그분을 대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가 마지막 날에 네 백성이 당할 일을 네게 깨닫게 하러 왔노라 이는 이 환상이 오랜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14절) ‘마지막 날에’는 종말의 때에 일어날 일, 곧 오랜 후의 일을 깨닫게 하려고 왔다는 말씀입니다. “그가 이런 말로 내게 이를 때에 내가 곧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혔더니”(15절) 다니엘이 말씀을 깨달았을 때 첫 반응은 기쁨보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연약함과 죄악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곧 주님은 다니엘의 입술을 만져주시고 몸을 만져주시면서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19절)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다니엘은 이에 힘을 얻고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니, 말씀하옵소서”라고 응답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전달해야 할 우리도 하나님께 힘을 얻어 강건해져야 합니다.
- 삶의 적용
“그가 이르되 내가 어찌하여 네게 왔는지 네가 아느냐 이제 내가 돌아가서 바사 군주와 싸우려니와 내가 나간 후에는 헬라의 군주가 이를 것이라”(20절) 바벨론이 망하고 페르시아 시대가 왔고, 이제 페르시아 시대가 가고 헬라 시대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헬라 시대가 온다고 해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희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의지할 것은 페르시아나 헬라 같은 거대한 제국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오직 내가 먼저 진리의 글에 기록된 것으로 네게 보이리라”(21절) 변화무쌍한 제국의 힘과 세상의 논리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에 소망을 두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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