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교리와 윤리
요한이서 1:1~6
영원을 부정하고 절대자를 비웃는 패악한 시대에도 하나님의 진리와 평강을 변함없이 추구하며 빛으로 살고자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사랑의 주님께서 동행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물에 불린 콩을 맷돌로 갑니다. 걸쭉하게 갈린 콩물을 짜서 비지를 걸러내고 순수한 콩물을 끓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간수를 넣으면 콩물에 있는 단백질이 서로 엉겨 붙어 몽글몽글 덩어리가 됩니다. 몽글몽글한 입자를 눌러 굳히면 우리가 흔히 먹는 두부가 됩니다. 강릉의 초당마을에서는 무기질이 풍부한 바닷물로 콩물을 엉키게 하였기 때문에 두부 맛이 부드럽고 고소하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콩물이 몽글몽글하게 응고되었을 때 물기를 빼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을 순두부라고 합니다. 평안도와 황해도와 충청도 등 서북지역에서는 순두부를 숨두부라고도 하고, 강원도와 함경도 등 동북지역에서는 초두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순두부의 ‘순’은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水)두부, 물이 섞인 두부라는 의미입니다.
순(純)은 교회 용어로도 애용되는 표현입니다. 일제강점기 1938년 장로회 제27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하자 이에 반대하는 함경도의 이계실 목사가 ‘순수한 교회’의 기치를 들었습니다.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교회라는 의미의 ‘순장파(純長派)’를 형성하였습니다.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가 그 맥과 정신을 잇고 있습니다. 1958년 조용기 목사에 의하여 세워진 순복음(純福音)교회도 복음의 순수함을 강조합니다. 다만 순복음교회의 기반이 되는 오순절 신학은 순복음(Pure Gospel)이 아니라 넘치는 복음(Full Gospel)입니다.
순수함에 대한 논쟁은 초대교회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다’는 거짓 교사의 가르침은 교회를 뒤흔들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의 성육신을 부정하고 십자가로 표현된 하나님의 사랑을 부정하는 이들에 맞서야 했습니다. 초대교회가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교리 확립이었습니다. 그래야 교회는 거짓 교사로부터 교인을 보호하고 교회의 순수함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한은 교리를 강조하기보다 윤리(사랑의 실천)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다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계명은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들은 대로,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요이 1:6 새번역).
여기에 깨달음이 있습니다. 교리와 윤리는 하나입니다. 그 둘이 마주해야 교회의 순수함은 지켜집니다. 역사적 개혁교회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그에 못지않게 사랑의 실천은 오늘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하나님, 교리가 틀려서 교회의 순수함을 잃은 것이 아니라 윤리를 저버렸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교리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실천도 중히 여기겠습니다.
찬송 : 539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hhttps://www.youtube.com/watch?v=8QizsyPIFFU
2022. 12. 27 수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