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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는 것
밥은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밥이 질리지 않는 것은 밥이 맛이 없기 때문이다. 밥은 맛이 없기에 맛이 강한 다른 음식들과 함께 먹어야 먹을 수 있다. 맛없는 밥이 있어야 그 위에 맛난 반찬을 올릴 수 있다. 맛없는 밥 없이 어찌 맛깔스런 게장이 맛을 내고 잘 익어 감칠맛 도는 김치가 맛을 낼 수 있겠는가? 善이라는 것, 中이라는 것, 道라는 것은 담백하여 맛이 없다. 그래서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어도 맛을 모른다. 역시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거짓 가르침, 가벼운 가르침에는 귀가 번쩍한다. 그 맛이 강하다. 그래서 금방 빨려들어 가지만 역시 금방 질린다. 거짓 가르침으로는 천박한 이들을 속일 수 있어도 바른 이를 속일 수는 없다. 사기꾼에게 사기당하는 이들은 비정상적인 이익에 현혹되는 이들인 것처럼 거짓 가르침의 강한 매력에 속는 이들도 그러하다.
사람은 물론 우주 만물이 도 가운데 살고 도를 먹고 살고 도를 들으며 산다. 그래서 누구든지 알고자 하면 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도라는 것이 그렇다. 매일 보아도 보이지 않고 매일 들어도 들리지 않고 매일 먹어도 맛을 모른다. 그래서 도는 어렵다.
중용에 이르기를 “君子의 道는 광대하면서도 은미하다. 보통사람의 어리석음으로도 알 수 있지만 그 지극함에 이르러는 비록 聖人이라도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 보통사람의 부족함에도 행할 수 있지만 그 지극함에 이르러는 聖人이라도 능히 行하지 못함이 있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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