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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민수기 7:1~11
나는 성경 묵상할 때 때로는 망원경처럼, 때로는 현미경처럼 보려고 합니다. 모든 성경을 현미경처럼 읽을 수는 없고, 망원경처럼 읽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읽는 것이 잘하는 성경 읽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성경학자들은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요.
“모세는 성막을 세우고 나서, 성막에 기름을 부어 성막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기구를 거룩하게 하였다. 제단과 거기에 딸린 모든 기구에도 기름을 부어, 그것들을 거룩하게 하였다”(민 7:1 새번역) 모세가 세운 성막의 재료는 나무와 천, 그리고 쇠붙이였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재료입니다. 그런데 모세가 거기에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구별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막과 성막 안에 있는 물건들은 성막 밖의 것들과 엄격한 구분이 이루어졌습니다. 모세가 기름을 발라 구별한 후에는 전처럼 일상의 태도로 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본질을 다르게 하는 것은 재료가 아니라 의미입니다. 같은 재료로 만들었다고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믿음으로 회심한 사람은 전과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본성은 그대로지만 지향이 바뀌었습니다. 율법의 사람 사울이 복음의 사람 바울이 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를 바울은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롬 6:11)라고 했고, 베드로는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벧전 2:24)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한 해방감과 자유를 맛본 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기름은 성령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막과 기구들에 발라진 기름으로 회막의 목적과 의미가 전과 다르게 규정되듯 인생도 성령의 내재로 그 존재와 가치가 달라집니다. 성령은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 부여된 존재에 합당한 삶을 살 힘도 주십니다. 삶을 변화시켜 거룩한 백성으로 살게 합니다. 우리 시대에는 성막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막은 이미 용도 폐기된 한시적 구조물입니다. 성막에 담겨있던 인류 구속과 하나님과의 화목은 고스란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전이되어 그리스도인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지금 구조물로서의 성막은 존재하지 않지만 성막 정신은 성령을 통하여 내 안에 있어 자신을 거룩한 자로 인식하여 구별된 삶을 살게 합니다.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성령님은 보잘것없는 저를 거듭나게 하여 새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 은혜가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새사람으로 살 힘도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 찬송 50 내게 있는 모든 것을 https://www.youtube.com/watch?v=k_jON0Vb-yI
2023. 1. 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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